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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타]

신진서 깨뜨릴 비밀병기, 2010년생 中 천자루이에 주목

AI로 특화되어 중국 바둑팬 사이 '천공지능'으로 불리며 관심 증폭

김경동2025-05-06 14: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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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지능'으로 불리며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천자루이 5단.

 

 

2025년 초, 중국 바둑계는 연속된 악재에 직면했다. 먼저 커제 9단이 LG배에서 반칙패, 기권패를 당했고, 이어 농심배에서는 한국의 신진서 9단의 맹활약에 맥을 못추고 우승컵을 넘겨줬다. 곧이어 난양배 세계바둑대회 결승3번기에서 왕싱하오 9단이 신진서 9단에게 0-2로 패하면서 중국 바둑은 얼어붙은 듯한 상황에 빠졌다. 그나마 북해신역배에서 준결승전 싹쓸이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특히, 커제의 뒤를 이어 신진서를 깨뜨릴 가장 유명한 기대주로 꼽혔던 왕싱하오가 허무하게 무너지자 중국바둑계는 그 다음 세대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바둑계가 걱정하는 것은 현재 최전선에서 신진서에게 맞서 싸울 기사 중 가장 어린 기사가 왕싱하오이며 그 보다 어린 기사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신진서의 목에 방울을 달까라는 고민에 중국 바둑계는 하늘만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처럼 암울한 상황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보였다. 바로 2010년생 15세 소년 천자루이(陳家瑞)가 세계최강 신진서를 이길 희망으로 떠올랐다.

 

천자루이는 저장성 항저우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차멀미를 심하게 해 외출이 쉽지 않았다. 4세 때부터 집 근처에서 바둑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천재적인 재능을 인정받아 '항저우지력운동학교'에 특별 입학했다. 그의 어머니에 따르면, 천자루이는 바둑을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집에서 양손으로 바둑을 두며 한 번 앉으면 오후 내내 바둑에 몰두한다. 가족 여행 중에도 휴대용 바둑판만 있으면 어디서든 조용히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를 지도한 적이 있는 스승은 천자루이의 기억력이 특히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매주 바둑 고수의 책을 한 권씩 읽고 다음 주가 되면 책에 나온 모든 기보를 완벽히 재현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 바둑계는 그의 모습에서 젊은 시절 커제 9단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고 전했다.

 

2021년 7월, 전국입단대회에서 천자루이는 11세 5개월의 나이로 입단에 성공했다. 이는 현역 프로 기사 중 최연소 기록이며, 중국 최초의 "2010년대생" 프로 기사이기도 하다. 또한, 중국 남자 기사 중 가장 어린 나이에 입단 관문을 통과했다.

 

현재 랭킹 128위에 올라 있는 천자루이는 5일 현재 30승20패(60%)를 기록하고 있다. 입단한 후에도 계속해서 성장을 거듭했으며, 2023년 2단으로 승단, 2024년에는 3단, 4단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한 2025년 1월에 5단으로 승단했다.

 

2010년 2월생인 천자루이는 신진서보다 정확히 10살 어리다. 천자루이의 현재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그는 18세 정도에 세계 정상급 기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가 되면 신진서는 이미 28세가 되어 있을 것이고, 여전히 세계정상에 있을 것이다.

 

현재 천자루이의 최고 성적은 삼성화재배 예선 결승까지 진출한 것이 전부다. 그는 예선 결승에서 셰커 9단에게 아쉽게 패배하며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신진서를 꺾고 중국 바둑의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 3월 9일, 신인왕전 16강전에서 천자루이는 2007년생 량징신(樑景鑫)을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3월 10일, 8강전과 준결승전에서 각각 2023년 신인왕 우승자 쉬이디(許一笛), 리쓰쉬안을 연파하며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준결승전에서 2007년생으로 한 때 중국갑조리그 신예기사상을 받으며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았던 예창신에게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전까지의 경기에서는 천자루이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의 경기는 생중계되지 않았고, 기보도 공개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관심은 천자루이보다 더 유명한 예창신, 인청즈(尹成志), 톈무무(田沐沐) 등 다른 기사들에게 쏠려 있었다. 그러나 신인왕전 준결승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천자루이의 경기가 생중계되었고, 이를 통해 그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인왕전 8강전 리쓰쉬안과의 경기에서 천자루이는 54수에서 승률이 98%에 달했고, 이후 일방적으로 경기를 이끌며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AI 분석에 따르면 천자루이의 유일한 실수는 46수로 승률이 단 6% 하락했고, 0.8집 정도 손해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승률이 6% 하락했다는 것은 인간의 관점에서 볼 때 거의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즉, 신인왕전에서 공개된 천자루이의 유일한 기보를 분석한 결과, 그는 총 94수를 두는 동안 AI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으며, 단 한 수만이 승률을 6% 하락시켰을 뿐이었다. 이는 마치 인공지능처럼 정교한 수읽기와 판단력을 보여준 것이다.

 

중국 매체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정확도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수준이며, 신진서보다도 AI에 더 가까운 모습으로 평가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천자루이는 특히 강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으며, AI와 함께 성장한 세대의 기사다. 아마도 그가 신진서와 첫 대국을 펼치기 전에 '천공지능'을 완전하게 장착하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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