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조한승 8단과 겨룰 결승전 상대는 장쉬 9단으로 정해졌다. 이창호를 꺾은 장쉬가 위빈마저 이겨 결승에 진출한 것. 6월 16일 중국 베이징(北京) 화룬호텔에서 벌어진 제17회 초상은행배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일본 대표로 출전한 장쉬 9단이 전기 대회 우승자인 위빈 9단을 꺾어(240수 끝, 백 2집반승), 먼저 결승에 오른 조한승 8단과 하루 뒤인 17일 단판 승부로 ‘세계 속기왕’ 자리를 놓고 대결한다. 위빈 9단으로서는 올해 열린 LG배 결승전에서 진 빚을 갚을 좋은 기회를 맞았으나, ‘혹을 떼 내려다가 혹을 하나 더 붙인 셈’이 되었다. 장쉬 9단의 일격을 맞고 탈락하는 바람에 이 대회에서 2연속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위9단은 지난 대회에서 우승해 이번 대회에 시들 받아 출전한 중국 선수이다. 이날 대국에서 위빈 9단(흑)은 큰 덤을 의식해 우상귀에 걸쳐온 백말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돌이 쉽게 좌상귀 쪽과 연결이 되는 바람에 흑으로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식’으로 김이 샜다. 이처럼 공격을 하면서 이득을 보지 못한 위빈 9단은 이후 중앙에서도 보태주면서 더욱 나빠졌다. 이후로는 장쉬 9단이 깔끔한 마무리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현재 일본 일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장쉬 9단은 NHK배에서 우승한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조한승 8단은 KBS바둑왕전 준우승으로 대회 출전권을 받았다. 조한승은 생애 첫 국제대회 우승을 노리는 처지이고, 장쉬는 이 대회에서 처녀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다. 한편 조한승 8단은 장쉬 9단과 그동안 두 번 만나 모두 진 아픈 기억이 있다. 게다가 장쉬 9단은 현재 일본1인자로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강자 중의 강자이다. 따라서 17일 오후 4시 30분에 열릴 결승전에 조8단이 이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이다. 하지만 30초 초읽기로 진행하는 초속기전인 만큼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 쉽게 판단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누가 더 잘 두느냐 보다 누가 덜 실수를 하는가가 관건이다. 과연 조한승은 우승컵을 차지하고 금의환향할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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