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이 기어이 무너졌다. 최근 세계대회 불패를 자랑하던 이세돌 9단이 중국의 구리 7단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10월 19일 중국 베이징(北京) 동방태양성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10회 LG배 준결승전에서 구리(古力) 7단이 이세돌 9단을 꺾고 대망의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중국랭킹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231수 끝, 흑 불계승). 중국 선수끼리 대국하는 또 다른 준결승전에서는 이창호 9단을 꺾은 천야오예 5단이 박문요 5단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221수 끝, 흑 불계승) 이세돌 9단은 국제대회에서 '패배'를 잊은 듯, 최근 11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이날 구리 7단에게 져 더는 '국제대회' 연승을 잇지 못했다. 특히 외국기사를 상대로 더욱 강한 면모를 보였던 이세돌 9단인지라, 이번 패배에 팬들은 더욱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구리 7단의 흑번으로 시작한 이날 대국은 상변에서 패로 초반부터 어지럽게 출발했다. 그 패로 인해 좌변과 상변을 바꿔치기 하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흑이 득이라는 게 검토실의 설명.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전투는 하변에서 다시 벌어졌다. 역시 패. 하지만 하변 패를 이용하면서 백 진영을 다소 깎는 데 성공한 구리 7단은 반면 10집 정도 유리한 상황에서 끝내기를 맞는다. 그리고 그 차이는 좀처럼 좁혀들지 않자, 이세돌 9단이 투석한 것. 7회 대회에서 이창호 9단을 3 : 1로 누르고 우승컵을 품에 안은 이세돌 9단은 이번 대회에서는 결승 진출도 하지 못하고 말았다. 결국 LG배 우승컵은 지난 대회처럼 외국 기사들 손에 넘겨줘야 하는 처지가 됐다. 9회 대회에서는 일본 대표로 출전한 대만계 장쉬 9단이 중국의 위빈(兪斌) 9단을 이기고 세계대회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린 바 있다. 한편 구리 7단은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무엇보다도 중국이 일찌감치 우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 동안 세계대회에서 중국은 8강에 6명 또는 4강에 3명을 올려놓고도 홀로 남은 한국 선수들한테 번번이 우승컵을 내준 바 있다. 그때마다 나온 얘기가 '준결승전에서 이겼어야 했는데…'는 식이었다. 이러한 얘기는 지난해 벌어진 제9회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에서 구리 7단이 이세돌 9단에게 졌을 때 더욱 불거졌다. 따라서 이번 구리 7단의 승리는 지난해 진 빚을 갚은 설욕전이기도 했다. 중국으로서는 모처럼 차지한 우승컵에 기쁨을 감추지 못할 터. 특히 이번에 중국 선수끼리 결승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95년 제6회 동양증권배 이후 10년만의 일이다. 당시 마샤오춘 9단과 녜웨이핑 9단이 결승에 올라 마9단이 3승 1패로 우승했다. ■ 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4강 대진
■ 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8강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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