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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전]

이창호 '자극이 되니 권태가 사라진다'

국수전 우승 뒤 인터뷰

정연주2006-03-02 19: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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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가 국수를 탈환했다.

3월 2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49기 국수전 결승5번기 최종국에서 이창호 9단이 최철한 9단에게 불계승을 거두며 국수에 올랐다. 3년만에 되찾은 국수 타이틀이다. 대국이 끝나고 이창호 9단과 인터뷰를 나눴다.

- 우승을 축하한다. 국수전에 2번 도전했다가 실패를 했다. 3번만에 국수 타이틀을 되찾았는데 느낌이 어떤가.
어려운 바둑이었는데 결과가 잘 나와서 좋다.

- 검토실에 많은 동료기사들이 와서 바둑을 관전하고 연구했다. 도전5번기 중 이날 바둑이 가장 쉽게 이긴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총평을 해달라.
초반에 신형이 나와서 어려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백이 초반 실수를 했다. 흑이 잘 된 그림이었다.

( 기자 : 백이 기회가 없었나?) 상변에서 백이 좀 당했다. 돌을 많이 투자했는데 집이 별로 나지 않았다. ( 기자 : 복기를 하면서 최철한 9단이 "초반에 선바둑이 됐다."라고 말했다. 어느 부분을 두고 한 이야기인가?) 잘 모르겠다. 모양이 좋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연구를 해봐야 알 것 같다.

- 국수전 도전5번기 내내 흑번필승이 지속됐다. 오늘 돌가리기를 하고 흑을 쥐었을 때 느낌이 어땠는가.
일단 나는 백번이 조금 약하다. 백을 쥐면 내용도 좋지 않다. 오늘은 흑을 잡아서 편했다. 워낙 최철한 9단이 흑번이 강하다.

- 흑 또는 백을 잡았을 때 작전이 달라지는가.

느낌은 계속 변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흑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철한 9단이 흑을 쥐었을 때 상당히 강하다. 혹시 최철한 9단이 흑을 쥐었을 때 바둑을 연구하는가.
연구는 예전부터 했다. 그런데 잘 안된다.

- 아픈 이야기이지만 농심신라면배에서 지고 부담이 컸을 것 같다. 컨디션 조절이 잘 안 됐을 것 같은데.

(웃으면서) 별로 안 좋았다. 하지만 농심신라면배 결승 바둑 내용을 보면 요다모리모토 9단이 잘 뒀다. ( 기자 : 혹 3패빅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직 모른다. 변수가 너무 많다. 그때는 수읽기가 잘 안됐다.

- 컨디션 조절을 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가. 큰 승부에서 져도 쉽게 컨디션이 회복 되는 것 같은데.
특별한 것은 없다.

- 국수전 결승이 강진이나 합천 등 지방에서 벌어졌다. 결승2국이 끝나고 최철한 9단에게 지방 대국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했는데 "이창호 9단이 더 힘들 것 같다."라고 말한바 있다. 어떤가.
체력 관리만 잘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요즘은 운동을 좋아하게 되어서 괜찮다. 그리고 외국에 비해 지방은 불편하지 않다. 좋은 공기도 마시고 좋다.


▲ 인터뷰 중인 이창호 9단(왼쪽).

- 과거에 비해 실수가 많아 진 것 같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웃으면서) 좀 그런 것 같다. ( 기자 : 실수가 많아진 이유는 무엇인가. 혹 나이나 체력의 문제인가.) 몸을 활기있게 하기 위해 운동을 좀 더 열심히 해야한다. ( 기자 : 테니스 말고 요즘 골프를 즐긴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아니다. 골프도 못하고 있다. 약간 속보로 등산이나 산책을 하고 있다.

- 과거에는 한국기원이나 연구실에 나와서 동료기사들과 어울려 바둑을 연구하는 모습을 봤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창호 9단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다.
주로 혼자서 내 바둑을 연구를 한다.

- 이창호 9단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을 했다. 이9단의 의지와 상관없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이런 것들을 두고 한 말인가.
즐기는 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완전히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사실 안 될 때가 더 많다.

- 최근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패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다. 언제냐는 알 수 없지만 후회가 없다면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고 후회가 된다면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 대국이 끝나고 복기를 하는 이창호 9단(오른쪽). 이9단은 3년만에 국수에 올랐다.

- 이창호 9단은 승부사다. 지는 것이 아직도 괴롭지 않는가.
그렇다. 아직은 지면 괴롭다.

- 이기는 것과 이기는 과정 중에 선택하라면.
둘다 중요하다. 승부사이기 때문에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최근 큰 승부에서 많이 졌는데. 권태기는 없었는가.
있었다가 없어졌다. 요즘은 자극이 되니까 권태가 사라진다.

- 만일 석달동안 전혀 바둑을 두지 않는다면 무엇이 하고 싶은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여행가는 것을 즐기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사람들 만날 것 같다.

- 국수전이 내년이면 50기를 맞는다. 언제까지 국수를 지킬 수 있을 것 같은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너무 어렵다. ^^

- 국수전에서 최철한 9단이 도전해 온다면 방어할 자신이 있는가.
글쎄. 어려운 승부가 될 것 같다. 예측이 전혀 되지 않는다.

- 그렇다면 다음해 국수전 최종국에서 만나고 싶은 기사가 있는가.
최철한 9단이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다. 신예기사들도 최근 많이 세졌고. 대체적으로 다 어렵다.

- 목표를 묻고 싶다.
인생공부를 하는 것이다.

- 최근에 이창호 9단이 많이 웃는 것 같다.

예전보다 그런 것 같다. 인위적으로 웃는 것은 괴롭다. 자연적으로 웃음이 나온다. ( 기자 : 여유가 있어보이는데. ) 그렇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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