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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지에 한국 바둑을 보급하기 위해 힘 쓰는 한상대 교수. 한 교수는 "해외에 나가 보면
바둑보급에 우리나라가 얼마나 소홀히 해 왔는지 누구나 금방 느낄 수 있다. 늦은 감이 있으나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한다.
원래는 오늘이 파리를 관광하는 날로 잡혔는데 지난 사흘간 우리가 워낙 많이 돌아 다녀서 오늘은 박물관만 보기로 했다. 루불과 오르세이가 우리의 목표이다. 나는 영국행 기차표를 끊으러 무슈장과 역으로 가면서 해원이와 하진이만 루불 앞에 떨어뜨렸다. 12시 반에 주철기 대사가 우리 일행을 '사모'라는 한국 식당에 초대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별로 없다. 역에 가니까 집시 여자들 10여명이 싸움이 났는데 한꺼번에 다 악을 쓰는 바람에 주위가 너무 시끄럽다. 나는 83년에 서봉수 9단과 이 곳에 왔을 때 집시여자 소매치기가 내 속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을 잡은 일이 있어 그들은 나에겐 항상 경계 대상이다.
표를 예약하고 루불로 오는 길이 막혀 약속한 자리에 오니까 해원이와 하진이가 10분 이상 기다리고 있다. 이 둘은 다 소설 다빈치 코드를 읽어서 루불은 놓칠 수가 없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에 루불에 들어갈 수 있는 표를 샀다. 루불에 들어가서 모나리자, 비너스상, 천사상, 나폴레옹 대관식 등 소문난 작품은 다 보느라고 뛰어 다녔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가 점심 약속 시간에 1분 밖에 늦지 않았다. 주철기 대사는 외통부 내에서도 엘리트로 알려진 인물이다. 내가 이번 행사에 대해 감사하면서 우리가 한국 바둑 세계화를 위해 일 하고 있는데 스폰서가 없어 한국기원에서 명목상 조금만 지원하고 프로들까지도 자기 경비로 여행한다고 하자 주대사가 놀란다. 그는 내년 대회는 그 곳 주재 한국 상사들의 협찬을 얻어 우리 일행 경비에 도움이 되도록 조처해 보겠다고 약속한다. 해원이와 하진이가 점심 후 “교수님, 큰 수확을 거두신 것 같아요”하며 좋아한다.
우리는 식사 후 계획대로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있는 오르세이로 갔으나 월요일인 오늘은 휴관이라고 한다. 내가 “아쉬운 대로 오르세이 대신 암스테르담에 가서 고흐박물관에 너희를 데려 갈 테니까 그 걸로 이번 여행은 때우자”고 달랬다. 그러자 하진이가 오늘은 자기 4촌인 고모부 딸이 자기와 동갑내기인데 같이 지내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샹제리제에 가서 고모부에게 하진이를 보냈다. 나와 해원이만 남아 무슈장과 라데팡스(La Defence) 신 도시 쪽에 갔다. 개선문 두 배 만한 라데팡스 문 사이로 멀리 샹제리제와 개선문이 일직선으로 보인다. 파리에서 현대식 건물은 이 곳과 몽 파르나스 정도에서만 볼 수 있다. 저녁에 퇴근한 다른 한국 바둑인들이 우리를 다시 만났다. 그들도 모처럼 한국에서 온 바둑 사절단이 반가운가 보다. 그들과 합세하여 우리는 바토무슈(Bateaux-Mouches)에서 세느강변 유람선(La Seine River Cruise)을 탔다. 밤에 보는 파리 야경은 환상적이다. 바둑 회원 중 전문 관광 가이드가 있어 우리에게 부지런히 설명을 해 준다. (한상대 교수의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한국 대사배 바둑대회 소식은 계속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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