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ernhard Runge(버나드 룽거 베를린 바둑협회 회장)
7월 1,2일 주말에 걸쳐 베를린에서 순장바둑 대회가 열렸다. 이번 순장바둑대회는 아주 아름답고 드문 행사였고, 특수한 한국 전통 바둑의 좋은 광고였다. 유럽에는 한국바둑에 대한 정보가 상당히 빈약한데 이 대회가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 순장바둑에서는 흑, 백돌 17개가 바둑판 위에 놓여지게 되고 흑이 천원에 돌을 놓으면서 바둑이 시작되는데, 시작할 때부터 벌써 급한 곳 들이 아주 많기 때문에, 첫 수부터 굉장히 어려우며 처음부터 큰 싸움들이 벌어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순장바둑에 쓰이는 특유의 계가는 사용되지 않았다. 참가자 전체에게 이 룰을 알리는 데 한계가 있었으며, 순장바둑에는 덤이 없었지만 이 역시 6집 반의 덤을 정해두고 대회를 치루었다.
이 대회는 우리 베를린에 바둑 선생님으로 머물고 있는 황인성 씨가 이 한국식 전통 바둑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회를 개최했고 전체 상금을 기증했다.
대회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모든 선수들이 이 새로운 스타일의 바둑에 흥미로움을 느끼며 배우고 싶어했다. 인성은 대회 시작 전에 세미나를 하면서 짤막하게 순장바둑의 역사와 의미를 소개했고, 또한 순장바둑에 나오게 될 정석들을 소개했다.
물론 순장바둑에 정석은 없지만 초반의 급한 곳, 귀에서의 변화 등은 정해진 패턴이 있으므로 이 것들을 알고 두는 것과 모르고 두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나는 왜 한국에서 현대바둑이 시작된 이후로 아무도 순장바둑을 두지 않게 되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실력을 다투는 프로기사라면 국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현대바둑을 공부해야 했겠지만, 아마추어들은 그럴 이유가 없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순장바둑은 현대바둑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고 박진감이 있다. 아마추어들이 바둑을 즐기는 오락물로 보았을 때는 어떤 의미에서 현대바둑보다 더욱 흥미롭지 않은가.
 ▲ 버나드 룽거 회장(오른쪽)과 황인성 아마6단이 순장바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우리는 인성이 우리에게 이 한국 바둑문화의 특수한 분야를 소개해 줘서 아주 고맙게 여긴다. 인성은 이 곳 베를린에서 1년 동안 아주 훌륭한 선생님이였다. 우리는 모두 그를 그리워 할 것이다. 그의 활기, 유머, 그리고 그의 특유한 비유법 언어는 그의 학생들에게 언제나 좋은 경험이었다.
하나 소개하자면 이렇다. 인성은, 바둑은 는다는 것은 전체의 대국관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모든 중급 이하 바둑인들이 자동차를 운전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들은 '단'의 반열에 들고 싶어하는데 '단'들은 어떤 특별한 섬에 살고 있고, 이 곳에 가고 싶다면 지금 운전하고 있는 자동차를 아무리 고쳐봐야 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바꾸는 게 아니라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이제까지 자동차를 운전하는 방식으로 바둑을 두었다면 이젠 비행기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새롭게 바꾸고 비행기로 갈아타야 비로소 '단'섬에 입성할 수 있으며, 나아가 초 고수의 반열에 들기 위해선 다시 로켓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것이었다. 초 고수들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미난 비유는 딱딱해진 세미나 분위기를 전환시키곤 했다.
난 순장바둑에서도 그 이치가 적용된다고 본다. 처음 순장바둑을 공부했을 때 백을 잡게 되었다. 그 때 상대방이 내 돌을 공격하자 난 방어하기만 바쁘다가 그대로 지게 되었다. 다음 바둑 때는 공격 당할 때 수비보다는 반격, 또는 더 큰 공격감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을 깨닫고 두었더니 훨씬 좋은 내용이 되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갖는가에 따라 바둑은 참 달라진다.
윤영선 5단은 내빈으로 와서 인성과 함께 순장바둑 다면기를 두고, 세미나를 하고 선수들 기보를 복기 해주었다. 이는 윤영선 5단의 유럽 첫 공식 세미나였는데, 베를린은 이를 두고두고 영광으로 생각할 것이다. 대회 우승은 라이프치히에서 온 Zou Zin (주 진)이 했고, 베를린 선수들인 Daniela Trinks (다니엘라 트링스)랑 Harald Lange (하랄드 랑에) 가 각각 2,3등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전투바둑인 대회 성격에 맞게 가장 큰 대마를 죽인 사람에게 상을 수여했는데 1등은 39개의 돌을 포획한 Lena Gauthier(레나 가우티어)가, 한국 참가자인 최영식 씨의 35개의 돌을 포획해 2등에 올랐다.
다시 한번 이 대회를 개최한 인성에게 감사를 보내며 이 대회가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Bernhard Runge 씨의 순장바둑대회 참가기 번역은 독일에 살고 있는 한국인 강환국 씨가 수고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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