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대회 상반기 결산] 작년 중국의 대반격을 계기로 올해 한·중간의 주도권 경쟁은 그 어느 해보다 뜨겁다. 2007년 상반기까지의 결과는 한국의 근소한 우위로 판명 났다. 지금까지 벌어진 대소의 세계대회는 모두 7개(단체전 2개 포함). 그 중 한국 4개, 중국 2개, 그리고 대만이 1개의 우승컵을 차지했다. 한국이 우승개수로는 중국보다 2개가 많지만 한국의 우승 4개 중 단체전 우승이 2개이며 마이너 세계대회가 1개여서 순도면에서는 중국과 대동소이. 한국이 전체적으로는 근소하게 앞섰으나 준우승 개수, 다양한 인물군 등장을 감안할 때, 중국의 추격을 완전히 뿌리쳤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지난해 상반기 중에는 우승을 한 차례도 차지하지 못해 안달을 했던 한국바둑은 그래도 올해는 첫 단추는 잘 꿴 셈이다. 이세돌과 일본의 장쉬는 4강에서 각각 이창호와 박영훈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2년 만에 치러진 도요다덴소배에서 이세돌은 일본의 장쉬를 맞아 188수만에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승1패로 역전 우승하며 새해 첫 단추를 잘 채웠다.
이창호는 2007년 세계대회 첫 사냥에 실패했다. 상대전적 6승20패를 기록 중인 창하오의 천적 이창호가 정상컨디션이 아니었다. 작년 연초에 막을 올린 삼성화재배에서 상대전적 4승으로 압도적으로 제압했던 뤄시허에게 뜻밖의 패배를 당했던 시나리오를 그대로 재연했다. 1국은 초반부터 빵때림을 당하는 등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은 나머지 완패. 2국에서도 1국을 패한 조금함에 빠른 실리 선택이 부담이 된 나머지 두텁게 반면을 짠 창하오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외국인에게 결승에서 패한 두 번째. 결과론적인 얘기이지만 이창호가 잦은 대국 등 피로누적으로 컨디션 부조를 겪을 때라 더욱 아쉬움이 크다.
5명의 주자가 출전하는 농심신라면배에서 한국의 1~3번 타자로 나선 조훈현 원성진 최철한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하여 또 우승 꿈은 멀어져가는 가 했다. 그러나 박영훈(4연승)과 이창호(2연승)가 있었다. 5연승을 달리는 폭주기관차 펑첸을 돌려세우며 물꼬를 튼 박영훈이 전반을 이끌었다면, 이창호는 역시 든든한 수문장답게 후반을 매조지 했다. 이창호가 괴력을 발휘하며 단체전인 농심신라면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상대는 중국의 1인자 구리. 2인자인 쿵제를 물리친 후 컨디션 침체를 이유로 인터뷰를 거절한 이창호. 이창호는 제7회 농심신라면배까지 본선무대에서만 14승1패를 기록한 농심신라면배의 ‘레전드’. (7회 대회에서 막판 요다노리모토에게 패한 1패 당함). 상대전적 3승3패로 팽팽한 가운데 치러진 마지막 결전. 당시 랭킹 1위끼리의 격돌로 한중간의 자존심까지 겸한 이 한판에서 구리는 정신력으로 싸운 이창호에게 패했다. 이로써 7회 대회에서 일본에게 넘겨줬던 타이틀을 1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대국 후 구리는 “그와 마주해 보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의 무서움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며 이창호에 대한 경외심을 내비치기도.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어있었다.’ 정관장배 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승부가 일어났다. ‘여자 이창호’ 이민진이 그 주인공. 이미 4명의 주자가 고작 1승만을 거두며 거의 전패나 다름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당시까지 무명기사였던 이민진이 특유의 뚝심을 발휘하며 내리 5연승으로 우승컵을 차지한 것이다. 이민진은 중국 2명 일본 3명의 기사를 모조리 뉘며 사상 첫 단체전 우승을 일구었다. 중국의 리춘화 에꾸이, 카토게이꼬 고니시카즈오 등을 이기고 난 뒤 마지막 우승결정국에서 야시로쿠미코를 꺾고 한국에 우승컵을 안겼다. 이민진은 이창호가 농심신라면배에서 세운 '5연승 신화창조'와 같은 기록을 세우면서 올해 최고의 여자기사로 우뚝 솟았다.
세계적인 강자는 모조리 탈락한 가운데 이미 대회는 이변을 예고하고 잇었다. 4강에 진출한 멤버 중 세계대회 4강까지밖에 오르지 못한 선수로만 4강이 채워져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홍민표 조한승은 4강에 만족하며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 우승결정전을 지켜봐야 했다 결론은 대만의 깜짝 우승이었다. 홍면기왕(紅面棋王)) 저우쥔신이 대만 바둑계 역사를 다시 썼다. 대만의 저우쥔쉰이 중국의 후야오위를 물리치며 종합전적 2대 1로 대만인으로서 최초로 세계대회 우승을 기록했 두는 순간에도 실력이 느는 저우쥔쉰은 1국을 이긴 다음 2국도 완승분위기였으나 아쉽게 마무리를 하지 못해 반집을 패했다. 최종국에서 2국의 대역전패가 마음에 걸릴 것이란 예상을 일축하고 국면을 완벽히 장악하며 승리를 거둔다.
소호(小虎)세대의 일인자(구리)와 소룡(小龍)세대의 일인자(창하오)가 맞붙은 흥미로운 대결이었다. 그러나 한국으로서는 이창호 이세돌이 8강에서 동반 탈락하여 4강 4자리를 보조리 중국기사로 채워져 일찌감치 흥미가 떨어진 대결이었다. 이른바 ‘광저우의 굴욕 당초 팽팽하리라던 예상을 깨고 ‘신주류’ 구리가 창하오를 2대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구리는 작년 LG배 우승에 이어 또 한 번 세계대회 우승컵을 안아 중국랭킹1위임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한편 창하오는 잉씨배와 삼성화재배 우승 뒤 3번째 세계대회 우승을 노렸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세계대회 준우승 7번째.
새해 첫 우승(도요타덴소배) 한 이후 잠잠하던 이세돌이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청부사 이세돌이 처음으로 TV바둑아시아선수권에서 중국의 신예 천야오예를 217수만에 불계승을 거두며 물리치고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 통산 21회 우승. 대다수의 세계대회와는 달리 한국기사와 외국기사가 결승에서 만나면 꼭 준우승을 한 그간의 징크스를 깨뜨렸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외국 선수와 결승에서 만난 것은 6번. 이세돌의 우승으로 5년 만에 우승컵을 찾아오는데 성공했다.
오랜만에 한일 기사끼리의 4강 맞대결이다. 대회 사상 10연패를 기록할 찰나의 한국은 후지쓰배에서 강세를 그대로 유지했다. 대회 8강전에서 이창호는 그이 천적인 후야오위, 박영훈은 그간 한판도 이기지 못했던 중국의 저우허양을 꺾었다. 반면 일본의 요다노리모토, 장쉬가 왕쉬, 최철한을 뉘였다. 한국의 10연패는 밝아 보인다. 이미 4강에 오른 대소신산(大小神算) 이창호·박영훈은 후지쯔배에서 우승을 한 화려한 경력이 있는 선수. 최근 건강이상설에 시달리고 있는 이창호는 “후지쯔배를 계기로 컨디션 회복을 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 7월 7일 벌어지는 4강 대진은 이창호-장쉬, 박영훈-요다노리모토.
일단 출발은 좋다. 16강까지 치러진 LG배에서 한국이 주최국답게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은 8강 8자리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고 일본과 중국이 각각 2자리를 차지했다. 이세돌 한상훈 박정상 온소진 등 4인의 어깨에 달려있다. 한상훈과 온소진은 일단 경력이 일천하여 큰 기대를 걸 수는 없으나, 오히려 이것이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16강전에서 한상훈은 구리를 꺾었고 온소진은 야마시타 게이고를 꺾었다. 단연 눈에 띄는 승리는 박정상이 씨에허를 꺾은 것. 씨에허라면 이세돌도 두려워하는 중국의 ‘숨은 병기’로 한국기사 킬러로 떠오르고 있는 선수. 역시 이세돌과 박정상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장쉬와 후야호위 이세돌 박정상이 4강 후보. ■ 2007 상반기 세계대회 일람표
하반기를 주목할 기사는 장쉬 이세돌에 이어 좋은 성적을 거둔 기사는 장쉬가 꼽힌다. 그는 올해 도요타덴소배 결승전에서 이세돌에게 패했지만 후지쯔배에서 되갚았다. 이 기세를 이어 저우쥔쉰·최철한·윤준상·목진석을 잡아 현재 세계대회 5연승 중이다. 일단 이세돌과 대등한 승부를 벌인다는 점에서 하반기의 주목대상이다. 후지쯔배 준결승, LG배 8강전에도 진출해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 이창호는 상반기 세계대회에서 4승3패로 거의 반타작. 농심신라면배에서 수렁에 빠진 한국을 구해냈으나 정작 자신의 성가를 드높일 수 있는 개인전 우승은 없다. 장쉬와 맞붙게 될 후지쯔배 4강전이 제일 관건이다. 자칫하면 작년과 마찬가지로 개인전 우승은 물 건너갈 수도 있다. 창하오도 삼성화재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급상승세를 탔으나 아깝게 구리에게 춘란배를 앗겨 금메달 하나 은메달 하나에 만족했다. 하반기에 특별한 상승종목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후지쯔배 CSK배에서 패권국 갈릴 듯 아직 하반기가 남아있지만 조심스레 한국의 우세를 기대하고 있다. CSK배는 전통적으로 중국 한국의 2파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중환배는 중국이 불참. 후지쯔배에서는 중국기사가 모조리 탈락했기 때문에 중국의 뒷심은 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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