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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젬9단분석]

xxoopp-19로(路)의 지휘자

xxoopp-19로(路)의 지휘자

북악검신2007-10-04 11: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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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1908.4.5~1989.7.16] 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카라얀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나 처음에는 피아노를 배웠으나 스승 호프만의 권유로 F.샬크에게 사사하여 지휘를 배웠다. 1929년 울름의 오페라극장에서 데뷔해서 1960년 경부터는 베를린 필하모니의 상임지휘자와 빈 국립오페라극장의 총감독 등 유럽악단의 중요한 자리는 거의 차지했다.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해석으로 뒷받침된 지휘는 모든 청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중성을 지니고 있었으며 레퍼토리도 광범위했다.

몇 년 전부터 국제 바둑대회를 보면 중국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타이젬도 황사바람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작년에 열린 제4회 동양생명배 한·중·일 세계바둑오픈을 살펴보면 본선 16강에 한국 8, 중국 5, 일본 3팀이 각각 진출했는데 8강은 한국 3, 중국 5팀이 올라갔다. 하지만 8강전에서는 한국팀이 전멸해 중국은 4강을 전부 차지하면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 바둑은 영웅 기사들의 활약에 힘입어 세계기전에서 연승가도를 달렸지만 영웅의 부진을 틈타 중국기사들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6소룡(창하오, 저우허양, 왕레이, 뤄시허, 샤오웨이강, 류징)을 필두로 10소호(구리, 쿵제, 후야오위, 치우쥔, 셰허, 왕시, 펑첸, 류싱, 황이중, 양이)와 삼검객(리저, 천야오예, 구링이)까지 연구회를 통해 실력을 향상시키고 서서히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타이젬 바둑 대국실은 세계 바둑의 대삼국(大三國)인 한국, 중국, 일본의 바둑 모의 실험실이자 온라인 바둑의 메카이다.  각국에서 정상권의 실력을 갖춘 기사들이 매일 연구한 신수와 과거 정석이라 불리웠던 형태를 재해석한 결과물을 연습바둑에서 사용하며 기도(棋道) 연구에 매진(邁進)하고 있다.  한가지 주목할만한 사실은 타이젬에서 좋은 승률을 갖춘 기사는 반드시 국내기전이나 세계대회에서 이에 걸맞는 성적을 낸다는 것이다.

최근 타이젬에서 14연승을 달리면서 바둑팬들의 주목을 끄는 기사가 있으니 바로 xxoopp이다. xxoopp는 글자 그대로만 봤을 때 도데체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가 안 간다. 분석이 취미인 필자가 나름대로 풀이해보았다. xx는 double cross라는 의미가 있는데 져주겠다고 약속해놓고 이기는 것을 의미한다. 확대 해석하면 하수들이 볼 때 겉으로는 앞서가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와 다른 높은 경지의 바둑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oo는 egg 즉 계란을 의미하는 말인데 여기서는 바둑알을 뜻하는 것 같다. pp는 음악 용어로서 아주 여리게 또는 약하게를 뜻하는 pianissimo의 약어(略語)표시인 것 같다. 위 아이디 xxoopp를 분석한 결과 그의 바둑은 겉으로 보이는 것 이외에도 바둑판에서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수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시라고 보인다. 즉, 형세판단이 강(强)하고 수읽기가 현묘(玄妙)함을 자신의 영어 아이디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내비치는 고(高) 난이도(難易度)의 기법(技法)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피아니시모라는 음악 용어에서 암시(暗示)하는 것은 그가 음악에 상당한 조예(造詣)를 가진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의 기풍을 분석한 결과는 다른 예를 들어서 설명하겠다. 10년 전에 나온 스타크래프트라는 온라인 게임이 있는데 바둑과 매우 흡사한 면이 있어서 그런지 젊은 프로기사들도 꽤 즐겨보고 직접 게임도 하는 것 같다. 요즈음 스타크래프트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람 한 명을 꼽으라면 저그의 마에스트로라 불리우는 마재윤 선수를 들 수 있다. 마에스트로는 독일어로서 대음악가, 명지휘자를 뜻하는 말로 예술의 거장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마재윤 선수의 경기를 보면 모든 개체가 살아있는 것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데 이것은 그의 뛰어난 운영능력을 잘 보여준다.

 

xxoopp의 바둑을 보면 그의 바둑돌은 전부 살아있는 것처럼 숨을 쉬고 있는데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카라얀처럼 부드러운 연주를 통해서 폐석에도 생명의 힘을 불어넣는다. 또한 저그의 마에스트로 마재윤 선수처럼 반면 운영능력이 노련하다. 다시말하면 xxoopp의 바둑 세계관은 일반인들이 범접하기 힘들만큼 한차원 높다. 그의 장점은 행마가 유연하고 형세판단이 정확하며 끝내기까지 멋지게 마무리한다.   

 

몇 주 전에 한국의 강자 ‘가닥구'와의 일전이다.

참고도1

흑1로 단수쳐 봉쇄하면 백8까지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흑이 세력을 쌓아도 좌하귀 백돌 한점이 견제를해서 흑이 재미없다. 

참고도2

전도에 이어서 흑1로 뻗은것은 우상귀를 중시하겠다는 뜻이다. 백2는 흑백간의 요점이고 흑3은 능률적인 지킴수이다. 백은 봉쇄를 피해 밖으로 나왔다. 

참고도3
백1로 밀고 나왔을때 흑2로 젖혔는데 이것으로는 백3자리에 가만히 늘었으면 온건했던것 같다. 백11로 중앙 흑 두점의 공배를 채운것을 주의깊게 보기 바란다. 이런곳에서는 쌍립보다 흑 두점의 자충을 노리는것이 좋다. 그런데, 15로 붙인 의도는 무엇일까? 

참고도4

백이  붙였을때 흑도 참는것은 당하는 형태이므로 젖혀서 반격했다.  백이 중앙에 붙이고 흑도 내친걸음에 한점을 잡자 백은 중앙을 젖혀갔다. 이 결과를 놓고보면 흑은 하변의 백 한점을 잡은것이 작은데 반해 중앙의 흑 석점은 약해져서 백이 활발해진 듯하다. 


참고도5

좌하귀에서 백2로 협공했을때 삼삼에 들어가는것은 하변의 뒷문도 열려있는곳이어서 가치가 적다. 백은 선수를 잡아 모양의 대세점인 상변을 차지하면 좌변과 중앙 일대에 함박눈이 내린다.


참고도6
흑1로 기대면서 자연스럽게 중앙 진출을 모색했다. 흑11은 이창호 9단이 한때 시도했던 신수이다. 백은 흑을 공격하면서 한껏 기분을 내고 선수를 잡아 상변에 상륙했다. 
참고도7
상변에서 격렬한 전투가 시작됐다. 백8은 보통 상변의 석점이 달아나기 쉬운데 우선 좌변의 백의 뒷맛을 없애면서 지켜간것은 상변 백 대마를 타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한 수 이다. 그런데 흑17로 끊겨서 상변 백 넉점의 운명은 어찌되는 것일까?
참고도8

백은 침착하게 1,3을 교환하고 5로 끼워서 7로 단수를 친 이후 이선에 둔 백9자리가 명인의 기량을 보여준 xxoopp의 맥점이었다. 흑10으로 차단하는것은 백13까지 백이 크게 이득을 보고 살아간다.  

참고도9
흑1로 한점을 딸 수 밖에 없을때 백은 정교한 수법을 보여주면서 중앙의 백과 연결하고 중앙 흑 석점마저 확실하게 제압해서는 집차이가 크게 났다. 
참고도10
흑1로 붙인것은 흑의 최후의 노림수이다. 백2로 강력하게 반발하면 흑11까지 수가 난다. 실전에서는 백이 알기 쉽게 양보하면서 빈틈없는 마무리를 보여주었다. 백의 유연한 행마와 멋진 맥점을 보여준 xxoopp의 명국이다. 

얼마전에 세계대회가 열렸다. 여러 한·중  대결이 펼쳐졌는데 그 중 눈에 들어오는 대국이 있었다. 한·중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중국기사를 응원했다. 왜냐하면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바둑을 항상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시종일관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면서 승리를 목전에 두었다. 그러나, 아주 쉬운 끝내기 수를 결정하지 않는 바람에 대역전을 당해버렸고 승리의 여신은 그에게서 멀어져갔다.

 

어느 순간에 고개를 드니 창 틈으로 붉은 노을이 밀려온다. 서편 하늘의 금빛 낙조(落照)를 바라보면서 해맑게 웃음짓던 중국기사의 얼굴이 교차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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