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의 마술피리는 1791년에 초연(初演)된 작품으로서 선과 악을 상징하는 '자라스트로'와 '밤의 여왕'이 대결하는 가운데, 이집트 왕자 타미노와 밤의 여왕의 딸 파미나의 사랑이 어두운 세상을 구원한다는 이야기이다. 오페라의 배경은 고대 이집트 이시스와 오시리스의 신전 부근이다. 이집트의 왕자인 타미노는 뱀에게 쫓기다가 밤의 여왕의 시녀들에게 구출되고, 밤의 여왕은 딸의 초상화를 보여주며 이시스와 오시리스의 두 신을 섬기는 고승 자라스트로에게 빼앗긴 딸을 구출해 달라고 부탁한다. 타미노는 초상화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져 밤의 여왕의 딸인 파미나를 구하기 위해 마술피리를 가지고 새잡이 파파게노와 함께 길을 떠난다. 자라스트로의 사원에 도착한 일행은 파미나를 만나게 되고 자라스트로가 사실 악마가 아니라 고상한 성품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탈출을 시도하다가 잡히게 된 그들에게 자라스트로는 시련의 방으로 가도록 하고, 거기서 타미노와 파미나 일행은 여러 가지 시험을 받게 된다. 밤의 여왕은 딸 파미나에게 자라스트로를 죽일 것을 명령하지만 파미나는 이를 거부하고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밤의 여왕의 복수는 좌절된다. 그리고 타미노와 파미나는 행복한 결합을 하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2막에서 밤의 여왕이 부르는 아리아 "복수의 분노 마음에 불타고"는 자라스트로의 사원에 거하고 있는 딸 파미나에게 천둥과 함께 나타나 자라스트로를 죽일 것을 명령하는 장면에서 불리워지는 곡인데 매우 부르기 어려운 트레몰로(tremolo) 곡으로서 모차르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곡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대학시절 나는 서울에 있는 웬만한 바둑대회는 거의 다 출전할 정도로 바둑에 몰입했다. 당시에는 서울 소재의 대학교 기우회(棋友會)에서도 대회를 주최했는데 일년에 크고 작은 십여 개 대회가 열릴 만큼 대학바둑은 중흥기를 맞이했다. 당시 대회는 연구생 출신들이 주로 우승을 휩쓸었다. 이때 우연히 알게 된 A씨는 대학바둑의 전설과 같은 존재로서 가장 권위있는 대회였던 대학 패왕전 우승을 비롯해서 한 해 동안 대여섯 번의 우승을 차지한 적도 있었다. 그는 다른 학교 기우회 사람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한번은 필자가 다니는 학교에서 대회를 주최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A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A씨는 1회전에서 주최측 선수 P씨와 대국했는데 다 이긴 바둑을 너무 방심하다가 패하고 말았다. 상심한 그는 B기우회 동아리 방에 들어와서 P씨의 명단을 보고 경악했다. "아니 이럴수가" P씨는 회원 명단 중 6급에 걸려있었던 것이었다. B기우회 사람들은 대학 패왕을 꺾은 P씨에게 경외감을 느꼈는데 아쉽게도 그는 다음 대국에서 홍일점에게 패해 탈락했다. P씨는 못말리는 바둑광으로서 대학 바둑대회가 있는 곳이라면 항상 그의 모습이 보였다. 한번은 J대학의 바둑대회를 S선배와 함께 나갔는데 1회전이 시작되고 몇 분 지났을때 쯤 P씨가 허겁지겁 나타났다. A씨는 P씨를 알아보고는 이미 부전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최측에게 동의를 구한 후 “저랑 두실래요라고 P씨에게 말하고는 B기우회 대회에서 당한것을 설욕(雪辱)했다. A씨는 바둑을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었던 것이다. 물론 나도 A씨와 여러번 대국해서 몇 판 지고 겨우 한번 이긴 기억이 난다.얼마 후에 단체전에서 A씨와 다시 대국을 했는데 흑을 잡은 그가 첫 수를 변의 화점 아래 삼선에 두는 것이 아닌가. 빈 귀를 차지하자 다시 180도 반대 지역에 두면서 이상한 포석을 들고 나왔다. 물론 이 바둑도 A씨가 이겼다. 몇 달 지난 후 왕십리 어느 기원에서 그를 만났는데 나랑 두었던 포석은 속기의 달인 K가 만들었다면서 그 포석의 장점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A씨는 한 때 연구생 수업을 받다가 결국 프로의 길을 포기하고 대학에 진학을 했지만, 바둑에 관한 미련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이에 반해 그의 부모는 A가 바둑을 접고 학과 공부에 전념하기를 원했다. 고민 끝에 A의 부모는 그를 기우회가 없는 다른 대학교에 편입시키면서 집에 있는 바둑책을 다 불살라버렸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사건도 A씨의 바둑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A씨는 다른 대학에 편입해서 스스로 새로운 기우회를 만들고 그 해 단체전에서 처녀 출전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A씨의 타이젬 아이디는 장축이다. 장축은 바둑 용어로 볼 때 긴 축이라는 뜻 같다. 나는 갑자기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긴 축과 같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흔히 사람들이 자신이 처한 환경과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은 바둑판의 긴 축처럼 일정한 틀 안에 갇혀있는걸 발견하곤 한다. 장축의 기풍은 화려하다. 그가 상대방의 미생마를 발견하고 마술피리를 불면 반상에 놓인 그의 충성스러운 돌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공격에 참여해 전방에 있는 돌들은 영점 사격을 하고 후방에 있는 돌들은 상대의 보급을 차단하고 지원사격에 참여하면서 적의 승리의 야망을 꺾는다. 또, 장축이 공격의 템포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 불을 뿜으며 신들린 듯한 공격을 해오면 상대방의 심장은 고드름처럼 얼어붙고 손발이 저리며 마비가 일어나 전의를 상실하는 것이 마치 한나라 군사에게 포위된 항우의 군사같다. 그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장축은 초속기에는 강하지만 장고를 해가면서 끈질기게 버텨오는 상대에게는 약하다. 다음은 중국의 slzzjj와 둔 바둑이다.
얼마 전에 그를 바둑대회에서 만났다. 어찌된 일인지 몸무게가 자그마치 20kg이나 빠져서 언뜻 보면 잘 분간하기 어려웠다.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자 "요즘 지방의 한 회사에서 바둑과는 관련이 없는 일을 해요."라고 말했다. 가끔 바둑의 손맛을 느끼고 싶을 때면 서슴지 않고 타이젬에 들어오는 그를 생각하니 싱글벙글 웃으면서 바둑을 두는 그의 모습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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