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3년으로 기억한다.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포졸 분장을 한 진행자가 커다란 징을 울리면서 대회가 개시된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 ‘다다닥…’ 우박이 내리 꽂는 듯한 소리는 장관이었다. KBS바둑대축제를 기억하시는가. 대회장에 마련된 수백 개 바둑판에서 일제히 바둑돌이 놓이는 소리는 시끄럽지도 않았고 싫증날 만큼 규칙적이지도 않았다. 당시 초창기에 생중계를 했던 KBS 아나운서는 결국 바둑계의 위대한 이름이 되고 마는 이창호와 동명이인인 이창호 씨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필자가 바둑계에 처음 발을 내 딛을 때도 추억은 있다. 10회 대회 때인 1992년 KBS바둑대축제는 ‘손오공’ 서능욱이 아마기객 130명을 대상으로 사각으로 둘러 쌓여있는 ‘적’들을 상대하며 6시간동안 걸어 다니며 다면기를 벌였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의 130명 다면기 기록은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당시만 해도 상금도 푸짐하고 대회에 협찬상품이 상당해서 찾아오신 바둑 팬들에게 많은 선물을 지급했다. 그러나 그 10회를 끝으로 바둑대축제는 사라졌다. 2002년에 다시 KBS바둑대축제가 10년 만에 부활했으나 두 해를 끝으로 다시금 사라지고 말았다.
바둑의 대중화에는 뭐니 뭐니 해보 공중파방송이다.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도 고무적이다. KBS바둑왕전과 발맞추면 오히려 지방 바둑팬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병행하여 다시금 붐을 조성할 수 있다. 더 이상 바둑을 마니아만 즐기는 전유물이 아니라 남여노소가 즐기는 국민적 종목이 되게끔 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분업화한 대회 시스템이 발휘된다는 점에서도 주목거리이다. 지자체와 방송사 한국기원과 대바협 등 4개의 직능단체가 고유한 장점을 발휘하여 하나의 행사를 준비한다는 점도 고무적. 지자체별로 자신의 고장의 문화를 소개하며 지역주민과 함께 어울린다는 축제의 정신을 그대도 살리게 될 것이다. 한국기원과 대바협은 대국자와 프로기사 케어 및 다양한 부대행사를 기획하여 시너지효과를 최대한 누린다면 충분한 옥동자를 키워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KBS측에서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전국민이 화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제작에 소명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KBS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바둑담당 정석규 PD는 다음과 같은 포부를 밝혔다. “답답한 스튜디오를 벗어나 전국의 명소를 방문하고 바둑 팬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자 KBS바둑왕전의 지방투어는 기획되었다. 지역 바둑활성화와 바둑인구 저변 확대, 바둑팬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고자 이번 기부터 실시할 것이다.”
새로운 바둑축제 형태 출범
이미 각 지역에서는 시장 배 군수배 도지사배 등 각종 대회가 많다. 따라서 각 대회를 확대 개편하는 문제도 고려될 수 있다. 부산 대구 등 대도시는 물론이요 문경 안동 부안 영암 전주 등 지자체는 바둑과 이미 인연이 많은 곳은 벌써부터 유치전쟁을 벌이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지상파 방송기전사상 일회성이 아닌 고정 프로그램으로서의 지방투어 대국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기획이다. KBS는 이미 ?열린음악회? ?전국노래자랑? ?TV쇼 진품명품? 등 비슷한 형식의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치러오고 있다. KBS바둑왕전의 지방투어가 과연 진정한 지역 바둑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될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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