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뉴스 기보 상점 새소식

[타젬9단분석]

코브라더스-속기(速棋)의 신(神)

코브라더스-속기(速棋)의 신(神)

북악검신2008-01-17 09:34:07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베트남 전쟁 당시 파월 한국군의 진영)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조명탄이 터지면서 순간 어두웠던 밤은 대낮처럼 밝아오고 사방에서 새까맣게 밀려오는 베트콩들을 보고 파월 한국 군인들은 바짝 긴장한다. 빗발치는 총탄과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비명소리로 이곳은 아비규환(阿鼻叫喚)의 참혹한 현장이다. 적의 인해전술로 인해 중요거점을 빼앗긴 채 퇴각명령을 하달하는 지휘관.

며칠 후 헬기를 타고 낙하산으로 밀림 속에 잠입한 특수부대 소속 용사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바로 ‘코브라더스’. 이윽고 그는 적진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든다. (Fade out)

(방 안)
“아침 밥 먹어야지. 시간이 몇 시인데 아직까지 자는거야”. 누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런 꿈이었구나. 출근 시간이 다 됐네. 서둘러야겠다”.

(전철 안)
‘이번 주는 코브라더스 9단 분석을 써야 하는데 제목을 뭐라 할까’. (고심하던 중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싱글벙글)

고수 1방에 오는 타이젬 회원들은 유명한 9단 아이디 몇 개쯤은 다들 외우고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코브라더스’ 하면 뱀이 제일 먼저 떠오를 것 같다. 맹독을 지닌 뱀으로 유명한 코브라는 왠지 사진으로만 봐도 섬뜩한 느낌이 든다. 코브라의 두번째 이미지는 육군의 탱크를 장난감 다루듯이 잡는다는 코브라 공격 헬기. 코브라 헬기는 하늘을 날면서 상하좌우 다각적인 기동이 가능하고 전투기보다 저고도 저속 비행을 할 수 있어 이착륙시에도 근접촬영이 가능한 공격형 헬기다.


소문에 의하면 코브라더스가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사세삼공(四世三公)을 지냈다는 인물과 동일한 성을 쓰는 기사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는데 필자가 직접 확인한 바는 없다.

코브라더스가 중국의 고수들과 한번 대국을 하면 보통 400~500명에서 많게는 천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고, 베팅한 총 금액도 백억을 돌파하는 경우가 자주 있어 그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실감할 수 있다.

코브라더스는 초속기 대국에서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한다. 그의 손길은 어찌나 빠른지 빠르기로만 볼때 타이젬의 또 다른 속기파 joonki와 ‘호형호제(呼兄呼弟)’ 하는 사이다.

코브라더스의 기풍(棋風)을 알아보기 위해 최근에 두었던 중국 고수 2명과의 대국을 분석해 보았다.

xiabscheng과의 2007년 12월 20일 16시 대국을 살펴보면 백을 잡은 코브라더스는 초반 흑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 상대의 집을 쑥밭으로 만든 후 단번에 우세를 장악했다. 찰나(刹那)에 돌의 모양만 봐도 번개처럼 빠른 손놀림으로 수를 내는 그의 능력에 감탄할 뿐이다. 한번 우세를 잡은 그는 상대에게 역전의 기회를 주지 않고 쉽게 판을 정리해 버렸다.

또한, sxkr과의 2007년 12월 23일 23시 대국은 한 달 전쯤 열렸던 제 12회 삼성화재배 준결승 박영훈 vs 구리의 제 1국과 비슷한 포석이 나왔다. 코브라더스는 우상귀 견고한 흑의 모양에서 약간의 이익을 얻어내기 위해 공방을 펼치던 중 도저히 수가 날 것 같지 않은 곳에서 수를 냈다. 다시 말하면 범인(凡人)들은 상상도 못하고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바둑의 오묘한 수읽기의 세계로 인도하는 그의 특별한 재주가 한없이 부럽다.

코브라더스는 신묘(神妙)한 솜씨로 관전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한번 코브라더스의 속기 바둑의 매력에 빠지면 관전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번 하프 베팅을 하게 돼 어렵사리 모은 티머니를 날릴 수도 있으므로 특히 큰 손들은 주의를 바란다.

코브라더스 같은 절세가인(絶世佳人)의 바둑을 보는 것은 타이젬 회원들에게는 큰 축복이다. 나는 어쩌면 그가 천상에서 뭔가 죄를 짓고 사바세계(娑婆世界)에 태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 어찌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듯한 묘수를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준단 말인가!

그가 마우스로 가볍게 찍은 돌들은 상대방의 팬들에게는 공포를 느끼게 하지만 그의 팬들에게는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과 사촌인 두더지를 자주 만나게 해줘 즐거울 따름이다. 그의 빠른 손놀림을 바라보면 속기에 관한 한 아무도 따를자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만큼 코브라더스는 ‘속기의 신’이다.

다음에 나오는 GoldHammer와의 대국을 보면 현현기경에서 나오는 묘수들을 실전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내는 코브라더스의 특별한 수읽기의 세계를 보고 놀랄 것이다.

 

참고도1

우하귀에서 흑1로 나왔다. 앗! 마우스 미스인가? 그런것 같진 않다. 금망치가 새로운 수를 들고 나온 장면. 흑7로는 8로 한점을 잡고 바꿔치기하면 간명하지만  흑은 어려운 전투를 걸어왔다. 백12는 기세다. 그냥 흑을 잡으러 가는것은 놓고 따야 하므로 심기가 불편하다. 흑23까지 일단락 된 것 같은데 백은 '가'의 단점이 눈에 거슬린다.

참고도2

백이 '가'의 단점을 그대로 방치하는것은 마음에 걸린다. 그렇다고 중앙을 보강하는것은 발이 느리다. 이때 백1,3이 묘수였다. 흑은 백의 이 두수 때문에 백의 중앙 단점을 끊을 수가 없다. 현현기경에 보면 이런 묘수가 나오지만 실전에서 묘수를 발견하는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흑이 좌하귀를 차지하는 사이에 백도 우변을 움직였다. 백의 기분 좋은 흐름이다.

참고도3

백이 상변의 요처를 차지하자 흑도 우변 백 두점을 잡자고 나섰다. 백이 두점을 버리는 과정에서 7,9,11이 행마의 묘였다. 흑은 중앙을 막히면 좌중앙 흑이 불안하므로 실전처럼 자중했다. 백13은 '가'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우상귀 흑의 급소로 뛰어들어 왔다.


참고도4

흑은 우상귀 접전에서 최강으로 싸웠다. 흑이 상변을 잡은 대신 우상귀는 백이 잡았다. 이 바꿔치기는 백이 좋은 듯 하다. 흑이 과연 역전의 꼬투리를 잡을 수 있을까.


참고도5

흑1로 모자를 씌워 좌변 백대마 공격에 희망을 걸었다.백8로 들여다보았을때 흑9가 날카로운 반격이었지만 흑도 중앙 맛이 나빠서 타협을 취할 수 밖에 없다. 백26으로 중앙 흑을 다시 공격했다. 백은 굳이 대마를 잡지 않아도 유리한 상황.


참고도6

흑1로 달아날 수 밖에 없다. 흑도 하중앙 백을 노려보았지만 백 모양에 탄력이 풍부해 흑이 집으로도 부족하고 더이상 싸울 의욕을 잃어버렸다.

초반 우하귀 흑의 신수는 백의 묘수로 인해 별무신통인 듯 하다. 초속기 대국중에도 이러한 묘수를 찾아내는 코브라더스의 솜씨가 대단하고 백의 완승국이다.


어떤 사람들은 여가시간만 있으면 코브라더스의 바둑을 관전하기 위해 온다고 한다. 그들은 곧 ‘코브라더스를 사모하는 모임’(약칭은 코사모)을 만들어 조만간 동호회 첫 모임을 가질 거라는 이야기가 들려오는데 그냥 뜬소문인지 사실인지 잘 모르겠다.

총 댓글수: 0새로고침

0/150자등록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