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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란배]

이창호, 결승진출…멋진 피날레

tygem2002-12-28 19: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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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춘란배 세계선수권대회 4강전]


이창호, 결승진출…멋진 피날레

창하오에 완승…日신예 하네 나오키와 결승3번기


이창호 9단(오른쪽)이 창하오 9단을 꺾고 춘란배 결승에 진출, 하네 나오키 9단과 결승을 다투게 됐다.
'세계넘버원' 이창호가 춘란배 결승에 오르며 2002년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12월 28일 중국 선전(深川) 양광(陽光)호텔에서 열린 제4회 춘란(春蘭)배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이창호 9단은 중국의 에이스 창하오(常昊) 9단을 시종 리드한 끝에 228수만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이9단은 뤄시허(羅洗河) 9단을 꺾고 생애 첫 결승무대에 오른 일본의 하네 나오키(羽根直樹) 9단과 내년초(결승 일정·장소 미정) 결승3번기를 벌이게 되었다.

한·중의 에이스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대국에서 백을 잡은 이창호 9단은 초반 좌상 전투에서 강력한 카운터펀치를 작렬시키며 흑 다섯점을 잡아 일찌감치 우위에 선 후 안정된 국면운영으로 완승을 이끌어냈다. 7집반의 큰 덤을 의식한 나머지 초반부터 의욕적인 신수법을 구사했던 창하오 9단은 좌상 전투에서 손실을 입은 후 여기저기서 승부수를 날리며 맹추격을 벌였으나, 이9단의 완벽한 마무리에 막혀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오늘 승리로 이창호 9단은 창하오 9단과의 통산전적을 17승4패로 더욱 벌리는 한편, 내년 1월 두 기사가 맞붙게 되는 도요타덴소배 결승의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한편 동시에 벌어진 또 한판의 준결승전에서는 일본의 신흥강호 하네 나오키 9단이 중국 '6소룡' 기수 뤄시허 9단을 일찌감치 불계승으로 제압하고 결승 고지에 선착했다. 이틀 전 거함 조훈현 9단을 격침시키는 파란을 일으켰던 하네 9단은 이날 상변 전투에서 뤄시허 9단의 무리수를 잘 응징해 대마를 잡고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76년생으로 이창호 9단보다 한 살 어린 하네 나오키 9단은 과거 왕좌를 지낸 노장 하네 야스마사(羽根泰正) 9단에 이어 '부자 타이틀홀더'의 진기록을 세운 신진강호. 얼마전 일본 천원전 2연패에 성공하는 등 그동안 일본내에서는 유망주로 각광받았으나, 국제무대에서는 '무명'에 가까웠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중국의 강호들을 연파하고 일약 결승까지 올라 최근 국제무대에서 망신살을 뻗쳤던 일본바둑의 체면을 한껏 살려준 셈이다.

한편, 중국이 주최하는 유일한 세계대회인 이 춘란배에서 그동한 한번도 우승하지 못해 자국 바둑팬들 애태우던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두명이나 4강에 진출시키며 첫 우승의 꿈을 불태웠으나, 결국 두명 모두 4강에서 탈락함으로써 또다시 우승에 실패했다.

오늘 승리로 이창호 9단은 이미 결승에 올라있는 1회 도요타덴소배에 이어 최근 2개 세계대회에서 연달아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2002년 한해 국내 6관왕에도 불구하고 세계대회에서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이9단으로서는 그 한풀이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
세계대회 통산 13회 우승에 빛나는 이창호 9단이 2003년 새해 벽두 연이어 벌어지는 세계타이틀 결승무대에서 V행진을 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제4회 춘란배 세계선수권대회 4강전] 하이라이트
<2002. 12. 26, 중국 선전(深川)>
○이창호 9단 ●창하오(常昊) 9단


창하오를 무릎꿇린 이창호의 카운터 펀치


중국이 주최하는 유일한 세계대회인 춘란배는 중국식 룰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 특히 얼마전부터 중국룰이 7집반(중국식으로는 3과3/4子)의 덤제도를 택하고 있다.

큰 덤 탓일까, 아니면 의욕이 넘쳐서일까. 오늘 창하오(常昊)는 초반부터 적극적인 변칙스텝을 들고 나왔는데, 그만 이창호의 강력한 카운터블로를 맞고 초장에 다운되고 말았다.

'인내(忍耐)'의 달인 이창호지만, 상대의 무리수에는 가차없이 응징한다는 뜨거운 맛을 보여주었다고 할까.


장면 (변칙에 맞선 이창호의 강수)

초반 포석단계. 백2의 협공에 A나 B로 평범히 응하지 않고 흑3으로 다가선 것이 창하오 9단의 변칙스텝.

그러자 이번에는 이창호 9단도 백10이라는 강수로 맞선다. 기세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당찬 의지가 엿보인다. 그리고 결국 이 강수가 승리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실전진행1 (고전에 빠진 흑)

이창호의 강수에 자극받았을까. 창하오는 다시 흑1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오는데, 이 수가 흑을 나락에 빠뜨린 무리수였으니…. 창하오는 이날 자신의 변칙스텝에 스스로 꼬인 격이 된 셈이다.

백8로 밀어붙인 다음 백10·12로 좌상귀를 살고 나자 졸지에 흑은 양쪽이 급한 신세가 되어 때이르게 고전에 빠졌다.


.

실전진행2 (백, 우세확립)

흑1에 백2·4가 멋진 행마. 창하오 9단은 흑5로 한껏 버텼으나, 백6을 얻어맞아서는 백이 대세를 휘어잡은 모습이다.

이윽고 백14까지 흑 다섯점이 떨어지자 백 우세확립! 선수까지 잡아 백16에 선착해서는 어느새 백의 바둑이 되고 말았다.

<228수 끝, 백 불계승>


참고도1 (흑, 무난)

이렇게 될 바에는 A의 강수를 터뜨리지 말고 그냥 흑1·3으로 수습하는 것이 무난했다


참고도2 (백, 곤란)

실전진행2의 백2·4는 배워둘 만한 행마.

무심코 그냥 백1로 뛰어나가다가는 흑2의 급소를 당해 졸지에 형태가 무너져버린다. 그런 다음 흑4면 중앙 백과 좌변 △들이 양곤마 신세!
이 그림은 도리어 백이 피곤하다.


참고도3 (미약한 뒷맛)

좌변에는 흑1이하로 수를 내는 뒷맛이 남아있다(실전도 결국 이렇게 진행). 그러나 이 그림은 흑이 2수나 늦은 패여서 그다지 위력적이지 못하다.

결국 2수 늘어진 패로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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