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쯔배]
이세돌vs구리, 한·중 쟁패 10년의 시작
후지쯔배 결과 및 대진 추첨 놓고 위빈 인터뷰
이영호 특파원2008-04-17 09:47:55
“쿵제(孔杰)의 패배는 매우 아쉬웠다. 오랫동안 검토를 해봤는데, 끝까지 기다리지 못했던 점이 못내 아쉽다”
4월 14일 저녁 9시가 넘은 시각, 위빈(兪斌)은 돌부처 이창호를 맞아 끝내기에서 미묘한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진 쿵제의 대국을 여러번 반복해서 검토하고 있었다.
제21기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본선 2회전이 열린 동경, 4명의 선수를 출전시킨 중국은 3승 1패의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구리는 백을 잡고 특유의 완력을 내세워 한국의 ‘소천왕’ 이영구를 맞아 불계승을 거뒀고, 류싱(劉星)은 일본의 왕리청(王立誠)을 맞아 행운의 반집승, 창하오(常昊)는 고노린(何野臨)에게 불계승을 거뒀다. 오직 쿵제만 이창호에게 덜미를 잡혔을 뿐이다.
한국은 16강전에 6명이 출전해 4명이 생존했고, 일본은 6명이 출전해 노호(老虎) 요다노리모토(依田紀基)만 홀로 8강에 진출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중국은 출전 선수가 가장 적음에도 4명 중 3명이 올라 삼국 중 가장 높은 생존률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쿵제의 기풍이 ‘돌부처’와 비슷하다고 평가한다. 총 네번을 조우해 사이 좋게 2승씩을 나눠가진 상황에서 이번 대국은 마샤오춘(馬曉春)의 말대로 ‘모든 공력을 쏟아야 할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었다. 그러나 쿵제는 결국 졌다. 위빈은 “쿵제는 대국 전부터 너무 방심하지 않았나 싶다. 그는 이창호와 같은 대기사와 대결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동시에 이창호 역시 비슷한 기풍의 쿵제와 대국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이창호의 심오한 내공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만 확인했을 뿐이다.
위빈은 “둘의 대국은 우리가 가장 기대하던 대국이었고, 그랬기에 누구의 공력이 더 뛰어난지 보고 싶었다. 사실 이런 기풍에 있어서 쿵제는 중국 기사들 중 가장 앞서 있었기 때문에 만약 쿵제가 이창호를 꺾었다면 이창호의 유일한 절기(絶技)에 대해서 두려워 할 필요가 없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끝내기 단계에 대해 얘기하자면 쿵제는 마지막 몇 수에서 일관성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계속 큰 실수 없이 잘 버텼었는데… 승부란 이렇게 순간에 결정되는 것이다”라며 크게 유감을 표시했다.
대국이 끝나고 8강전 추첨 중 구리는 이세돌과, 창하오와 류싱은 각각 박영훈과 조한승과 대결을 하게 되었다. 이창호는 유일한 일본기사인 요다노리모토와 만났다. 8강전은 6월 7일 중국 베이징에서 벌어질 예정이라고 하는데 위빈 9단은 “8강전 네 판의 대국 중 당연히 구리-이세돌 판을 주의있게 볼 것이다. 둘은 젊고, 두는 속도도 빠르고, 공격적이며 두려움도 없다. 둘의 대국이 가장 매력적일 것이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두 기사는 한·중 국가를 대표하는 선두주자이다. 누가 한 판이라도 더 이긴다는 것은 앞으로 10년 한·중 대항전 양상의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현재 구리의 컨디션은 3년 전처럼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또한 작년처럼 극심한 슬럼프의 상황보다는 훨씬 나아졌기에, 실력을 잘 발휘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위빈은 구리와 이세돌의 후지쯔배 8강 대결은 한·중을 대표하는 1인자끼리의 대결이기에 누가 앞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앞서 나갈 것인지 가름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http://weiqi.tom.com 2008년 04월 15일 杭州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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