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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젬9단분석]

daxiang-사막의 여우

daxiang-사막의 여우

북악검신2008-04-22 14: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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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전이란 공군의 지원하에 전차가 주축이 된 기계화 부대로 적의 제 1 방어선을 빠른 속도로 돌파해 후방 깊숙이 진격함으로써 적을 양단한 후 보병 부대로 각개 격파하는 전술이다. 역사적으로는 독일군이 1939년의 폴란드 침공시에 처음 실시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 중위로 복무했던 롬멜(Erin Johannes Eugen Rommel, 1891~1944)은 프랑스의 참호전에서 헛되이 쓰러져가는 부하들을 보았다. 얼마 후 이탈리아 산악부대를 지휘하면서 기동력을 살린 기습공격으로 큰 전과를 올리고 독일군 최고의 명예를 상징하는 철십자 훈장을 받았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배한 뒤 롬멜은 자신의 전투경험을 바탕으로 군사교본인 ‘보병 공전술’을 1937년에 출판해 높은 평가를 받았고 얼마 후 오스트리아 빈 근처의 장교학교 교장으로 임명됐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기갑사단장으로 부임한 롬멜은 리비아에서 패배 직전의 위기에 처한 무능한 이탈리아 군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돼 큰 전공을 세운 이후 계속되는 북아프리카 전투에서 신출귀몰한 기습공격으로 ‘사막의 여우’라는 명성을 얻었다.

중국 9단 가운데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만큼 유명한 아이디가 있으니 그가 바로 daxiang이다. 보통 타이젬 회원들은 닥상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중국어로 daxiang은 코끼리(大象)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코끼리는 시속 50km로 달린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단거리를 시속 110km로 달리는 치타와 비교하면 코끼리의 달리기는 느린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의 이야기를 확대 해석해 보면 daxiang은 발은 빠르지 않지만 체중을 실어 공격하는 코끼리처럼 묵직한 펀치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다.

소문에 의하면 어떤 회원은 “daxiang이 바둑을 두지 않으면 타이젬의 매출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라고 농담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인기는 뜨겁다. 그리고, 이겨봐(P)·chaos(P)·우정과♡·한심한·동양의빛과 같은 한국의 인기 9단과 daxiang과의 한·중 빅매치가 열리면 방에는 큰 손들이 앞을 다투어 입장을 하면서 때로는 베팅액수가 500억대까지 치솟아 타이젬에서 주최하는 세계대회 결승전을 방불케 한다.

daxiang을 좋아하는 바둑팬들은 그가 이번 제 5회 동양종합금융증권배에서 ‘뭔가 좋은 성적을 올리지 않을까?’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처럼 4월 17일 중국의 Ido와의 예선 준결승전에서 59수째 마우스 실수를 하는 바람에 일찍 탈락하고 말았다.

‘도데체 daxiang은 왜 이렇게 인기가 많지?’ 이런 생각을 했던 사람들은 그의 바둑을 몇 판 관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한 판의 바둑을 두면서 놀라울 만큼 집중력을 발휘해 수백여 명의 관전자들의 시선을 한 곳으로 모아 고정시킨다.

기세를 중시하는 daxiang은 틈틈이 두터움을 구축하고 곧이어 발생할 난전에 대비해 판 위에 놓인 돌들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결정적인 시기를 엿본다. daxiang과 대국하는 상대방은 그의 잽을 피하다 보면 기세에서 밀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투를 벌일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daxiang의 전투를 거는 능력은 비범하다.

daxiang은 전투가 발생하면 마치 독일의 전격전처럼 빠른 속도로 치고 들어가 상대방을 혼비백산한 상태로 몰아 넣고 예기치 않은 기습과 빠른 수읽기를 동반한 공격으로 단숨에 승기를 잡는 것이 꼭 사막의 여우라 불렸던 독일의 롬멜 원수(元帥) 같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일본의 강자인 tenho와의 대국(2008년 4월 5일 13시)을 살펴보면 상대방은 초반부터 발빠르게 큰 곳을 먼저 점령했다. 이에 daxiang은 즉각 공격에 나서면서 만리장성처럼 두터운 세력을 얻어냈다. 선수를 잡은 tenho가 큰 모양을 펼치자 백은 어쩔 수 없이 타개에 나서면서 큰 위기를 맞이한다. 요석을 집어 삼키려는 흑에 맞서 상대방의 자충을 이용해 탈출한 전투 장면은 마치 당구의 명인이 Time shot을 구사하는 것처럼 주도면밀했다. tenho가 마지막 큰 곳인 귀를 쌍점으로 지키자 보초를 세워둔 흑의 진영으로 뛰어들면서 큰 싸움을 유도해 30개가 넘는 흑의 대마를 잡고 만방으로 상대방을 KO시켰다.

daxiang은 자기가 대국하는 판에 지장을 줄 만큼 큰 액수를 걸고 두지는 않는다. 아마도 “큰 판에 명국 없다.”라는 말처럼 부담을 줄이고 대국에 임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한 수 한 수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도 그의 많은 팬들은 닥상을 부르면서 최근 대국이 뜸한 그의 접속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다음은 위의 tenho와의 대국으로 daxiang이 백을 잡고 둔 바둑이다.

참고도1

백1은 한 수를 다른 곳으로 돌린 흑을 응징하는 수다. 백5는 좁지만 공격의 급소! 백7~9는 좌하귀를 굳히면서 흑을 천천히 공격하겠다는 의지다. 흑20은 자신의 모양을 최대한 부풀리면서 타개하겠다는 배짱의 한수로 백21로 하나 찌르고 23의 잽을 날린 뒤에 25로 씌워서 초반부터 화끈한 공격이 시작됐다.

참고도2

흑1로 달아날때 백2~6까지 정비한 다음 백8로 격렬하게 끊어갔다. 흑이 사는 동안 백은 하변에 만리장성처럼 두터운 세력을 구축했다. 흑은 귀중한 선수를 잡아 우변을 차지하면서 백의 세력을 견제하고자 한다. 이제는 백이 뛰어들 차례다.

참고도3

백1로 흑 진영에 뛰어들면서 흑의 공격이 시작됐다. 백3은 고수의 체취가 풍기는 한 수다. 보통 7까지 한간 더 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지금은 흑도 '가'로 반발할지 모르기 때문에 견실하게 응수했다. 흑 20은 끝내기의 맥으로 꼭 기억해 둘만하다. 흑30으로 백의 급소를 찔러 오면서 백의 타개가 궁금하다.


참고도4

백이 1로 붙이면서 타개를 해 나갈때 흑은 20까지 좌변의 백의 요석인 넉점을 달라고 한다. 백은 찰나 동안 번개같은 수읽기를 끝마쳤다. 백21,23으로 패를 노리자 흑은 24로 치중하면서 곤란하다고 외친다. 이때 백은 흑의 자충을 이용해 29까지 흑의 진영에서 유유히 탈출했다. 흑30은 반상 최대의 지킴수. 백의 다음 한 수는?   


참고도5

백은 우변에 흑이 세워 놓은 석점을 마치 허수아비라고 생각하고 있는 양 뛰어들면서 흑의 근거를 없애고 살아갔다. 흑은 중앙의 석점이 그냥 잡혀서는 힘들다고 보고 18로 움직였으나 백은 19,21로 손바람을 내면서 독일의 전격전처럼 포위한 후 각개 격파를 시도한다.


참고도6

흑1부터 흑의 피곤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흑은 마지막 전투에서 상변 돌파를 허용하고 중앙 대마가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옥쇄를 택하고 30개가 넘는 흑의 대마는 잡히고 만다.

고수는 패배를 시인하는 시점이 중요한데 그 점에서 tenho가 돌을 거둔 시기는 정확했다. daxiang의 공격과 타개가 둘 다 돋보이는 명국이다.


이번 봄에는 황사가 별로 찾아오지 않은 듯 하다. 모래 바람이 적어 좋긴 하지만 ‘중국 발 daxiang 황사 경보’가 타이젬에 다시 일었으면 하는 것은 나만의 바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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