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이-최'가 한국 바둑이 어떻게 맵고, 쓰고, 짠지 잉씨배에서 증명해 보였다. 5월 4일 중국 상하이 잉창치 바둑학교에서 열린 제6회 잉씨배 8강에서 이창호, 이세돌, 최철한이 낭보를 전했다. 박영훈은 아쉽게 탈락. 8강전 결과 한국은 3명이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은 24강에 10명이나 출전을 시키며 인해전술로 2회 연속 우승 욕심(?)을 냈지만 류싱만 살아남아 외로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 한국에 가장 먼저 승리 소식을 안긴 것은 최철한이었다. 무엇보다 최철한이기 때문에 기뻤다. 최철한은 2회전에서 구리의 대마를 잡고 전성기 때의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이날도 화끈하게 박문요를 제압하며 단한번의 기회도 주지 않고 승리를 낚았다. 특히 제5회 잉씨배에서 준우승을 하면서 부터 서서히 하향세를 걷기 시작한 최철한의 승리에 바둑팬들은 한목소리로 '최철한의 부활'을 외치고 있다. 이세돌은 죽은 돌도 살아서 꿈틀거리는 마법을 부렸다. 바둑팬들은 그간 이세돌의 전력상 4강까지 무난하게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1회전에서 후야오위에게, 이날 쿵제에게 시종일관 불리했다가 마지막에 역전을 시키는 등 바둑팬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타이젬 바둑팬들의 "이세돌의 대마는 죽어도 안 죽은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였고 이날 대국을 문자 중계한 김영삼 7단은 "잉씨배 벌점 제도는 이세돌 9단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라고 말하며 이세돌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이세돌은 후야오위, 저우허양, 쿵제 등 중국 선수들만 차례로 꺾고 4강에 안착해 중국 기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믿을 맨 이창호도 승전보를 전했다. 조치훈과의 대결에서 종반까지 불리했으나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정확한 끝내기로 대국을 마무리했다. 이창호는 최근 열린 춘란배에서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8강에, 후지쯔배 8강, 잉씨배 4강에 진출하는 등 전성기 때 모습을 되찾고 있다. 박영훈은 아쉽게 류싱에게 덜미를 잡혔다. 저우쥔쉰, 펑첸 등을 만나 안정적으로 8강에 오른 박영훈이 다른 선수들과 객관적인 평가에서 떨어지는 류싱과 대결을 해 거는 기대가 컸으나 대마가 잡히며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이날 박영훈에게 승리를 거둔 중국의 류싱은 이번 대회 최대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중국랭킹 12위에 올라있는 류싱은 작년부터 아함동산배 우승, 중일 아함동산배 우승, 창기배 준우승 등 굵직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 특히 중국랭킹 1위 구리와 상대전적에서 6승 6패로 팽팽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탄탄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도 탈락했지만 조치훈의 투혼도 놀라웠다. 조치훈은 장쉬, 창하오, 이창호를 상대로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바둑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김영삼 7단은 "종반까지 조치훈 9단이 앞서나갔다. 하지만 우상 끝내기에서 실수를 해 역전을 당했다. 바둑 결과를 떠나서 오늘 보여준 조치훈 9단의 유연한 작전은 일품이었다."고 평했다. 한편 4강전 대진은 이창호-이세돌, 최철한-류싱이다. '이-이'가 그것도 날이면 날마다 오는 대회가 아닌 4년에 한번 돌아오는 잉씨배에서 만나 자웅을 겨루게 됐다. 이세돌이 상승세를 타며 1인자를 논할 때 항상 "아직은 이창호 9단이 한 수 위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던 이세돌. "올해는 이세돌 9단을 겁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던 이창호. 한·중 국가 대항전 보다 더 떨리는 '이-이'의 맞대결, 서서히 기지개를 펴는 최철한의 성장 모습을 볼 수 있는 제6회 잉씨배 4강전 3번기 날짜와 장소는 미정이다. 제6회 잉씨배 우승 상금은 40만 달러, 준우승 상금은 10만 달러. 제한시간은 각자 3시 간 30분이며 시간 초과시 벌점이 있다. 돌가리기에서 맞힌 사람은 흑, 백을 선택할 수 있으며 덤은 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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