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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젬9단분석]

dangni-열 개의 인디언 인형

dangni-열 개의 인디언 인형

북악검신2008-06-04 09: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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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선가 들려오는 목소리······.

모두가 낯빛을 잃었다. 그들은 서로를, 그리고 벽 쪽을 바라보았다.
누구의 목소리였을까?

그러나 날카롭고 냉혹한 목소리는, 인디언 섬의 저 불가사의한 저택에 모인 손님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살인자라고 했다. 재판이었을까? 그렇다면, 누가 살인자로 지목되는 것일까?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 1890~1976)의 추리소설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은 떳떳하지 못한 과거를 지닌 열 명의 인물들이 의문의 초대장을 받고 인디언 섬에 모여든다. 이 섬의 별장에서 연쇄 살인이 일어나고 한 명이 죽을 때마다 탁자 위의 열 개의 인디언 인형들도 하나씩 자취를 감춘다. 작품 속에 삽입된 다음의 시 한 편은 이 작품이 흘러가는 방향을 암시해 준다.

열 꼬마 인디언이 밥을 먹으러 나갔다가
하나가 목이 막혀 죽는 바람에 아홉만 남았다.

아홉 꼬마 인디언이 늦잠을 잤다가
하나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여덟만 남았다.

여덟 꼬마 인디언이 데본으로 여행을 갔다가
하나가 거기 머무르는 바람에 일곱만 남았다.

일곱 꼬마 인디언이 장작을 패다가
하나가 자기 몸을 두 동강으로 자르는 바람에 여섯만 남았다.

여섯 꼬마 인디언이 벌떼와 놀다가
하나가 벌에 쏘이는 바람에 다섯만 남았다.

다섯 꼬마 인디언이 법률을 전공하다가
하나가 법원에 취직하는 바람에 넷만 남았다.

네 꼬마 인디언이 바다로 나갔다가
하나가 훈제 청어에 먹히는 바람에 셋만 남았다.

세 꼬마 인디언이 동물원을 활보하다가
하나가 큰 곰에 잡히는 바람에 둘만 남았다.

두 꼬마 인디언이 햇빛을 쬐다가
하나가 타는 바람에 하나만 남았다.

한 꼬마 인디언이 홀로 있다가
목을 매달아 죽는 바람에 아무도 남지 않았다.


오늘 소개할 타이젬 9단은 중국의 dangni다. 별명 짓기를 좋아하는 타이젬 회원들은 그를 ‘당그니’라고 귀엽게 부른다.

dangni는 한국의 야맛있다·구렛나루걸·가닥구·절대지존·멋있는걸을 비롯해 중국의 lovevivien·GoldHammer·yyao·appleorang·tiantian 그리고 일본의 detective·pochi·kaaka46·god_dragon 등 한·중·일의 강9단을 가리지 않고 상대하면서 9단 전적이 425전 306승 119패로 승률 72%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dangni는 특히 초속기가 강하다. 한 수에 10초도 길다라고 느끼는 joonki나 ‘속기의 신’ 코브라더스와 속기 대결을 펼치더라도 전혀 밀리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국제 대회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포석부터 범상치 않은 수를 선보이면서 한국 기사들의 검토실을 긴장시켰던 한 중국의 신예 기사는 중반 전투에서 정확한 수읽기로써 상대방의 대마를 포획하며 자신의 이름을 세계 바둑계에 널리 알렸다.

그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치밀하고 깊은 수읽기를 보여주었다. 나는 당시 이 바둑을 관전하면서 그의 넓은 대국관과 반전무인의 상태에 전율을 느꼈다. 또한 상대방의 급소를 찔러 빈삼각의 우형을 강요하는 장면을 감상하면서 새로운 물결이 곧 한국 바둑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dangni의 바둑을 보노라면 마치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을 읽는 것처럼 스릴로 가득 차 있어 눈을 뗄 수가 없다.

이 추리소설을 읽다 보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살인자. ‘누구일까?’······.

그의 바둑에서 나오는 응수타진과 안개 같은 수. ‘무슨 뜻일까?’ ······.

dangni는 빠르고 깊은 수읽기 이외에 마무리 능력 또한 탁월하다. 정상으로 가기 위해 어느 한 부분이 약해서도 안되지만 끝내기의 중요성은 갈수록 부각돼 가고 있는 것이 요즘 바둑계의 대세인 것 같다.

다음은 한국의 인기 아이디인 ‘야맛있다’와의 대결인데 dangni의 흑 차례다.

참고도1

백1은 우하귀를 지켰으면 무난했다. 백7까지 쌍방간에 불만이 없는 포석인 듯하다.

참고도2

백1로 좌하귀에 붙여서 19까지 요즈음 유행하는 정석이다. 주의할것은 흑14와 16의 차례가 바뀌면 안된다. 흑14부터 흑이 단수를 치면 백은 달아나지 않고 A부터 C까지 흑이 걸려든다. 흑20으로 협공해 흑이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백29로 흑 두점을 공격해 보아도 흑30으로 가르고 나가니 이 싸움은 아무래도 흑이 유리한 듯 싶다.

참고도3

백1부터 전투가 시작됐다. 흑8은 공방의 급소다. 백9는 상용의 맥이었지만 흑10이 강렬했다. 부분적으로 백13,15는 맥이었지만 흑이 우변을 넘어가고 백19로 보강하기를 기다려 흑20으로 귀를 차지하면서 흑22로 양쪽 백을 공격해서는 흑이 좋은것 같다. . 


참고도4

백도 상변을 지키면서 버텼다. 하지만 흑은 2부터6까지 중앙을 강화하고 흑8의 급소부터 14까지 공격의 효과를 본다. 백21은 비세를 의식한 수지만 흑22로 오히려 흑이 역공을 취해 38까지 가볍게 수습했다.  


참고도5

백1,3으로 임시변통하고 5로 우변 백 대마를 수습하자 흑은 상변 한점을 선수로 잡고 좌변에서 움직였다. 좌상귀 흑이 살기전에 36으로 치중을 한것은 나중에 놓고 따는 끝내기를 본 노련한 수법이다. 백도 43으로 끊어 최후의 전투다.   


참고도6

흑도 1로 뚫고 나오면서 양보할 수 없는 접전이다. 흑15로 단수쳤을때 여기에서 백이 돌을 거두었다. 만약 백이 가로 둔다면 라까지 좌변 백이 다 잡히고 만다. 초반 우하귀에서 우변 전투를 하는 동안에 승기를 잡은 흑이 마지막까지 우세를 놓치지 않은 dangni의 완승국이다. dangni 특유의  침착함과 공격의 완급조절까지 나무랄만한 곳이 없는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dangni가 20세기의 기성이라 추앙 받는 우칭위엔 선생의 어린 시절 모습처럼 귀기가 서린 영민한 눈을 지녔다고 한다.

5회 동양종합금융증권배 타이젬 왕중왕전 16강 dangni와 이겨봐(P)의 대결은 16강 중에서 아마도 타이젬 회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최고의 빅매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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