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등학생 시절 그러니까 칼라TV가 나오기 전 무렵에 권투는 꽤 인기가 있어서 방송국에서도 자주 중계를 하곤 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룩하면서 몸에 멍이 들면서까지 권투를 배우려는 십대들은 자꾸 줄어만 갔다. 그들은 수입이 높은 인기 연예인과 다른 스포츠 스타를 꿈꾼다.
그러나, 미국과 중남미는 아직도 권투의 열기가 뜨겁다. 특히 슬럼가의 흑인 청년들은 관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서 체육관에 입장하는 자신의 성공한 모습을 떠올리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기에 여념이 없다.
 오스카 델 라 호야(Oscar De La Hoya 1973~)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미국 권투팀의 유일한 금메달리스트였다. 이 해 거액의 스카우트비를 받고 프로로 데뷔한 그는 1994년 WBO 챔피언인 조니 브레달을 물리치고 첫 세계 타이틀을 획득했다.
호야는 절정의 기량과 영화배우 같은 외모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면서 승승장구했다. 그가 한 체급씩 올릴 때마다 동급의 강타자들은 무릎을 꿇었다. 1998년 6월 페트릭 차펜티어와의 방어전에는 5만여 명의 관중이 몰려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물론 그도 체급을 올릴수록 과거처럼 연승 행진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2004년 3000만불의 대전료를 받고 버나드 홉킨스와 4대 기구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생애 최초의 KO패를 당해 은퇴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2006년 재기전에서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KO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해 현재까지 무려 6체급을 통일한 GoldenBoy다.
그는 10년간 미국 스포츠 선수 고소득 Top 10에 항상 올랐다. 또한 권투 외에 음반도 발표해 그래미상을 수상했고 푸에르토리코의 미녀 가수와 결혼한 행운아며 수퍼스타다.
타이젬 중국 9단 가운데 anchampion은 멋진 이름만큼 상당한 기량의 소유자다. 그는 2007년 3월 9단으로 승단해 1년 3개월 동안 9단 전적 206전 138승 68패로 승률 67%를 기록했다.
승률로만 따지만 아주 빼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그가 이긴 상대 면면을 살펴보면 한국의 한심한·이겨봐(P)·까시다·동양의빛·안부산·내안의神·Sharp(P)를 비롯해 중국의 icaoicao·NO1NO1·xxoopp·sxkr·4k_grubby·YZdejiaoao·lovevivien과 일본의 akiresuken까지 저마다 타이젬의 내노라하는 강9단임을 확인할 수 있다.
anchampion이란 아이디를 분석해 보면 an은 접두사로 ‘알리다. 발표하다’ 라는 뜻이 있다. 따라서 직역하면 챔피언임을 알리다(발표하다). 그런데, an은 ‘無’ 라는 뜻도 있어서 챔피언은 없다고 해석하면 보통이겠지만 의역하면 나는 무제한급 챔피언으로서 누구든지 나에게 한 방만 맞으면 링에 눕힐 자신이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 아닌가 싶다. 다시 말하면 그의 아이디에서 자신의 기풍은 가공할만한 공격력을 지니고 있다 라고 힌트를 주는 것일까?
이따금씩 타이젬 회원들은 바둑이 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바둑 실력이 늘고 싶거든 anchampion의 기보를 놓아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anchampion의 기풍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선이 굵고 호방하다. 둘째, 부분적으로 맥의 사전이라 할 만큼 수읽기가 뛰어나고 전체를 보는 시야가 넓다. 셋째, 행마의 리듬이 경쾌하고 공격할 때 완급 조절 능력이 군계일학이다. 넷째, 유리한 국면일 경우 좀처럼 역전 당하지 않을 만큼 끝내기가 강하다.
 anchampion은 특히 공격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그의 바둑을 보면 일본의 죠와(丈和, 1787~1847)명인이 떠오른다.
죠와는 아카보시인데쓰(赤星因徹)와의 토혈지국(1835년 7월19일~27일)으로 유명한 인물인데 이 바둑에서 묘수를 세 차례 두어 이겼다고 한다.
좌은담총(坐隱談叢)에서 “죠와는 뒤늦게 바둑을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명인의 경지에 도달해 기성 도사쿠(道策 1645~1702)에 버금가는 대국수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anchampion은 제 5회 동양종합금융증권배에 참가했으나 아쉽게도 예선 2회전에서 한국의 꽁지에(P)에게 탈락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 필자가 중국측 우승 후보로 꼽은 셋 중 하나였다.
다음은 한국의 내안의神과의 대국으로 anchampion이 흑을 잡고 두었다.
| | | 흑1,5가 평범하면서 좋은 수다. 이것으로써 우변의 흑의 간격이 훌륭하다. 백10으로 좌변에 뛰어들어 21까지 때이르게 패싸움이 시작됐다. 10 이하는 일종의 중반 정석이다. |  | | | | | | 흑4에 백이 패를 해소하면서 12로 좌상귀에 뛰어들어 간명한 갈림길이다. 백17,19는 집에 짠 수다. 흑24는 평범한 듯 하지만 좋은 수다. 24로 무심코 25에 늘면 백이 '가'로 미끌어져 오는 것이 아프다. 백27은 좌상귀의 흑 한점의 준동을 막는 두터운 수다. 백31로 삭감하면서 어려운 중앙전이다. |  | | | | | 흑1,3으로 좌변 흑의 약점을 보강했을때 백은 4로 우하귀에 응수타진 해놓고 6으로 달아나는것이 좋았던 것 같다. 흑이 우변을 지키면 선수를 잡고 그때 12로 뛰는것이 어땠을까? |  | | | | | 실전에는 백1로 뛰었다. 흑은 2부터 좌하귀에 응수를 물어본 이후 중앙 백을 공격했다. 흑10,14는 배워둘만한 좋은 감각이다. 백15로 우변으로 진입할때 자연스럽게 우하귀 백 한점의 화근을 없앴다. 멋진 공격의 리듬이다. 백17로 달아날때 흑18로 들여다보고 20으로 지켜서 22까지 흑이 공격의 주도권을 쥔 형세다. |  | | | | | 백을 공격하면서 흑은 자연스럽게 중앙을 집으로 굳혔다. 흑20,22,24는 좋은 감각이다.백31로 중앙 밭전자를 갈랐지만 흑의 대응은 침착했다. 44까지 좌변을 선수하고 46으로 중앙 흑집을 완성했다. |  | | | | | 백이 중앙에서 13으로 치중해 수를 냈지만 국면은 여전히 흑이 유리하다. 백23은 24에 두어야 하지만 어차피 국면이 불리한 백은 옥쇄를 감행했다. 백의 중앙 대마를 공격하는 흑의 솜씨가 돋보인 anchampion의 명국이다. |  | | | | | anchampion의 기보를 보니 문득 얼마 전 국제 대회에서 라이벌을 맞이해 침착하게 두다가 상대방의 과수를 응징하고 정확한 수읽기로써 대마를 잡았던 처절한 대국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그는 혹시 세계 바둑계의 Super Star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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