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호 9단의 대국 모습.

이창호 9단이 왕중왕전 타이틀을 다시 찾아왔다.

8월 5일 오후 8시,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5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결승3번기 제2국에서 이창호 9단이 목진석 9단을 상대로 239수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2대0으로 세 번째 우승컵을 획득했다. 

이창호 9단은 2005년과 2006년 제2, 3기 우승자로 지난해 강동윤 8단에게 타이틀을 내줬다가 1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이9단은 현재 왕위전(대 윤준상), KBS바둑왕전(대 조한승), 원익배 십단전(대 목진석), 전자랜드배 왕중왕전(대 목진석)까지 국내기전 4관왕을 달성했다.

목진석 9단은 국내랭킹 4위로 2000년 제19회 KBS바둑왕전 우승(대 이창호)이후 이창호 9단의 벽에 가로막혀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2002년 제13회 기성전 도전기, 2004년 제8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2008년 제3기 원익배 십단전, 제5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까지 모두 이9단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다.

제5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은 (주)전자랜드와 서울전자유통(주)이 공동 후원하고 있다. 제한시간은 각자 10분, 초읽기 40초 3회가 주어지며 우승상금은 5천만원이다.


대국이 끝난 뒤 진행된 이창호 9단의 인터뷰 내용을 옮겨본다.

- 우승 축하한다. 소감을 말해달라.
우승해서 기쁘구요. 어려웠던 바둑이었던 것 같은데 운 좋게 이길 수 있었어요.

- 대국 중에 얼굴이 붉어지는데. 몸 상태는 괜찮은지.
지금은 치료를 하고 있어요. 자세하게 어디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는 잘 모르고요. 1주일에 3회 정도 운동을 해서 체력을 키우고 있어요.

- 아쉽게도 농심배 예선에서 탈락됐다. 와일드카드 출전하게 됐는데 어떤가.
최근 우승을 하지 못해서 이번에는 우승하고 싶어요.

- 이세돌 9단과 같이 뛰게 됐다. 좀 든든한 마음이 생기지 않는지.
아무래도 이세돌 9단이 워낙 잘하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있어요. 지금까지 인연이 닿지 않아서 출전하지 못했는데 그래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믿고 있어요.

- 주장 급이 두 명이나 있어 이번에는 든든해 보인다. 오더를 정하기도 편할 것 같다.
이세돌 9단이 뒤에 있으면 더 편한건 사실이에요. 이야기를 해봐야 알겠지만 연승을 하고싶어 할 수도 있잖아요. 잘 모르겠어요. 먼저 출전하나 주장으로 출전하나 둘다 괜찮아요.

- 부진이라고 보이지는 않지만 최근 세계대회에서 준우승을 여러 번 차지했다. 바둑 팬들은 이9단을 걱정하고 있다.
설명하기 어려운데요. 지금까지 우승을 자주해왔는데 우승한 것이 더 신기해요. 결승에 오르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고 이번에 후지쯔배에서 구리 9단과 둔 것은 내용이 좋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도 크지 않아요.

- 중국에서는 창하오 9단과 구리 9단이 세계대회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두 기사 중에 어느 기사가 더 대하기 어려운가.
지금은 말하기 좀 어렵고요. 앞으로는 구리 9단이 나이가 더 어리기 때문에 가능성이 더 높은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둘다 어렵고 비슷한 상대라고 생각해요.

- TV기전이 많아 스튜디오에서 대국이 잦은데 조명 빛 때문에 영향을 받지는 않나.
제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예전에는 많이 느꼈어요. 요즘은 조금 괜찮아진 듯 해요. 열이 많은 체질이라 조명이 아니더라도 땀이 많아요. 전에는 영향을 받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좋아요.

- 최근 강동윤 8단이나 홍성지 7단에게 성적이 좋지 않다.
처음 한 번은 모르겠지만 어린 기사들의 실력이 점점 더 강해져서 그런 것 같아요. 확실히 속기에서 순발력이 뛰어나거든요. 저도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 보완을 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