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윤 8단(왼쪽)과 퍄오원야오 5단이 복기를 하고 있다.

강동윤 8단이 3연승을 거뒀다.

11월 26일 오후 2시,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제1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7국에서 한국의 강동윤 8단이 중국의 퍄오원야오 5단을 물리치고 3연승 달성에 성공했다. 강동윤 8단의 3연승으로 한국은 1차전 굴욕을 말끔히 씻어냈고 2차전의 주도권을 차지했다.

두 기사는 각 국 랭킹 4위로 자존심 대결을 펼친 것과 같았다. 퍄오원야오 5단은 제4회 도요타덴소배 결승에 올라 있으며 지난해 제6회 초상은행배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에 열린 중국명인전에서는 구리 9단을 상대로 초반 2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이후 3연패를 당해 준우승에 그쳤다. 중국의 씨에루이 바둑전문기자는 "명인전의 패배가 이번 대국에 영향을 끼친 것 같지는 않다. 퍄오원야오 5단은 성격이 매우 밝다."고 했다.

강동윤 8단은 박영훈 9단, 조한승 9단, 박정상 9단 등을 제치고 국내랭킹 4위까지 치고 올라왔으며, 현재 명인전과 천원전 결승(대 이세돌)에 오르는 등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동윤 9단은 비공식대회지만 중국에서 열린 마인드스포츠대회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이번이 농심배 두 번째 출전인 강동윤 8단은 제7회 대회에 처음 출전해 하네나오키 9단에게 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3연승을 달성해 한국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7일(수)에 열릴 제8국은 강동윤 8단과 하네나오키 9단의 대결로 펼쳐진다. 강동윤 8단은 "농심배 첫 출전 당시 너무 형편없이 두어서 오히려 상대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내일 대국에서는 내가 많이 성장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검토실에서 대국을 지켜보던 하네나오키 9단은 "전에는 굉장히 거칠게 바둑을 둔 것 같은데 오늘 보니 매우 침착하게 두고 있다."며 강동윤 8단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제1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은 (주)농심에서 후원하며 일간스포츠에서 주최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 초읽기 60초 1회가 주어지며 우승상금은 지난해보다 5천만원이 오른 2억원이다. 연승상금은 3연승 시 1천만원을 지급하며 이후 1승씩 추가할 때마다 1천만원이 더 지급된다.

▲ 인터뷰를 하고 있는 강동윤 8단.

다음은 강동윤 8단의 국후 소감이다.

- 퍄오원야오 5단과의 대국이 부담이 간다고 했는데.
대국이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퍄오원야오 5단이 쉽게 물러서면서 내용이 좋아 졌다. 상대가 대체로 느슨하게 두었는데 너무 느슨하게 둔 것이 패인이다.

- 공격적인 모습 보다는 두텁고 안정적인 바둑을 보여줬다.
그렇게 두려고 의식하진 않았다. 평소에 보지 못한 모양이 나와 생각을 많이 하긴 했었는데 일부로 두텁게 두진 않았다. 내용상 흐름 때문에 그렇게 둔 것 같다.

- 다른 대회는 중간에 휴식일이 있는데 농심배는 매일 바둑을 둔다. 피곤하지 않나.
바둑은 매일 두는 것이 좋다. 하루라도 쉬게 되면 리듬이 깨지기 때문이다. 바둑을 두고 나면 힘들지만 끝나고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 진다. 큰 지장은 없다.

- 하네나오키 9단과 두 번째 대결이다. 첫 대국에서 졌는데 설욕할 수 있겠는가.
그 때는 너무 형편없이 두어서 오히려 하네나오키 9단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이후 3년이나 지났으니까 이제는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 3연승을 해서 홀가분해 졌는데 2차전 전승도 기대된다.
일단 내용이 모두 좋지 않았다.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그럴 자신감은 없다. 매 판마다 최선을 다해서 두겠다.